[기고 ]우리의 행동으로 지키는, 태풍으로부터 안전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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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의 행동으로 지키는, 태풍으로부터 안전한 일상

이미선 기상청장

  • 승인 2025-08-20 09:37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붙임 3] 기고문_이미선 기상청장 사진
이미선 기상청장
예전 같으면 뉴스 헤드라인이 될 더위도 이제는 익숙하게 지나치는 여름이 되었다. 그만큼 여름철 무더위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더위 못지않게 주의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태풍이다.

기상청에서 집계한 태풍 발생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 동안 매년 평균 25.1개의 태풍이 발생했고, 이 중 평균 3.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8월과 9월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가장 많은 시기로, 평균적으로 각각 1.2개, 0.8개의 태풍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기에는 해수면 온도가 높고, 북태평양 고기압 경계부의 위치에 따라 태풍이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할 수 있는 기압 배치가 나타난다.

최근의 사례들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2년 9월, 한반도를 강타한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힌남노는 한반도에 상륙해 경북 포항과 울산, 부산 등에 하천 범람으로 인한 도심 침수 피해를 일으켰다. 건물 침수와 강풍 피해가 160여 건에 달했으며, 2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도 컸다. 경제적으로는 약 5752억 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9월에도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 두 개의 매우 강한 태풍이 불과 며칠 간격으로 연달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마이삭에 의한 강풍과 폭우로 정전, 산사태, 도로 및 주택 파손 등이 발생했고, 뒤이어 북상한 하이선에 7만여 가구가 정전되고 도로와 주택, 공공시설이 대거 파손됐다. 그해 여름, 태풍과 집중호우로 46명이 사망 및 실종됐고, 약 1조 3000억 원의 경제적 피해를 겪었다.



이처럼 강력한 태풍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상청은 위성과 레이더, 수치모델 등으로 태풍이 발생했을 때부터 약화하거나 변질되기까지의 전 단계를 추적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위치와 진로, 강도 등을 국민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될 때는 기상 특보와 예비 특보를 통해 예상 강수량과 강풍 강도, 시기 등을 알리고 있다. 관련 정보는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안전디딤돌 앱, 재난문자, 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서도 전달된다.

최근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1개, 2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후 및 대기 패턴 변화, 태풍 진로를 차단하는 기압 배치 등 기상학적 요인으로 태풍이 평년보다 적게 왔기 때문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지난 태풍 피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전점검과 대응 체계의 강화,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신속한 대응 역량 향상이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태풍 피해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언제나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태풍은 사전 대비만 잘해도 피해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태풍에 맞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 배수구나 하수구를 미리 정비하고, 창문은 테이프 등으로 보강해야 한다. 지붕, 간판 등 옥외 시설물은 고정하거나 사전에 정리하고, 정전과 단수에 대비해 비상용품도 준비해야 한다. 또한, 하천 부근, 저지대, 지하 주차장 등 침수 위험 지역에는 접근하지 않아야 하며, 차량은 사전에 안전한 곳으로 옮기되 폭우가 시작된 이후 무리하게 이동하는 것은 위험하다. 차량보다 인명 보호가 우선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특보나 대피 지시가 내려졌을 때는 즉시 대피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올해 어떤 태풍이, 언제 어떻게 올지는 알 수 없지만, 피해는 대비한 만큼 줄일 수 있다. 기상청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한발 앞서 움직이며 노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개개인의 행동이 이어진다면 태풍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태풍 대응 방법을 이야기하고 집의 시설을 점검해 보는 것도 안전한 일상을 위한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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