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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한국이 지금보다 더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지금이 피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렇지만 세계인들에게 인정받는 현실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듯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내 기억으로는 차범근 선수와 박찬호 선수가 시작이었고, 박세리 선수가 맨발로 벙커에 들어가 샷을 날리면서 우승한 '사건'도 계기가 된 것 아닌가 한다. 이후 지속적으로 김연아와 손흥민을 비롯한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한국 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멀리는 김시스터즈를 비롯한 수많은 연예인들이 터를 닦았기에 K-Pop이 탄생했을 것이다. 블랙핑크와 BTS가 없었다면 케데헌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지금의 이 영광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K-문화를 더 융성하게 만들어야 한다. 바로 이어 한국 사극을 국제적 인기물로 만드는 '폭군 셰프'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감사한 일이다.
내가 사는 금산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음식 거리 세 개가 있다. 제원면 용화와 원골에 위치한 어죽 거리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 사람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강가에서 잡은 물고기로 어죽을 끓여주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명해져 형성된 거리이다. 추부면 마전리에 만들어진 추어탕 거리도 시장 안에서 작은 음식점을 내신 어느 할머니께서 끓여준 추어탕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만들어졌다. 복수면 시내의 한우 거리는 3~40년 전에 현영숙 할머니가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잡아 동심, 채끝 등의 부위를 가리지 않고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을 열면서 엄청난 손님들이 몰려들다 보니 형성되었다. 내 기억으로 30년쯤 전에 1인분 만 원이었는데, 1인분이면 두 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인구소멸을 걱정하는 고장 금산은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금산군이 인구 증가를 위한 정책이 몇 개나 되는지' 물었더니 '100가지'였다는 얘기를 어느 기자에게서 들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지만 100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7~800분의 어른이 돌아가시는 현실을 타개하기는 매우 어렵다. 근자에 와서 이주해 오는 분들이 이주해 나가는 분들보다 더 많아졌지만, 자연적 감소분인 6~700명의 갭을 메우기에는 태부족이다.
금산은 새로운 먹거리 타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삼 하면 떠오르는 음식인 '삼계탕'을 주제로 시작했다. 우선 4년 전부터 '삼계탕 축제'를 만들었고, 이 과정을 통해 맛있고 금산의 전통에 어울리는 '금산 만의' 삼계탕을 선정해서 금산에 오면 언제라도 맛있는 삼계탕을 드실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삼계탕 축제의 취지이다. 지난 3년 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문제점을 해결해 가면서 올해 7월에 열린 삼계탕 축제는 4년 만에 많은 호평을 받았다. 아직도 남아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발전시켜 더 나은 맛과 전통을 확인한 뒤에 그냥 삼계탕이 아닌 '금산 만의 삼계탕'을 만들어 금산 어디에서나 맛있는 삼계탕을 맛 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도래할 것이다.
케데헌이 우리에게 자긍심을 불어 넣어 주고 있지만 이대로 안주하면 결국 몇 년 뒤에는 잊혀진다. 수많은 훌륭한 문화들이 명멸한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고, 지속시키면서 또 다른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없다면 K- 스토리도, 생활 인구 늘리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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