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차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에는 2021년 이후 최대치인 110.8을, 8월에는 111.4를 나타냈다. 코로나19 기간을 포함해 7년 7개월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품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지수도 2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1만 원이 점심값도 안 되는 시대지만 지원금이 지출 욕구를 자극해 소비 지속 효과를 냈다. 이번에는 그 이상으로 내수경기 부양의 마중물 또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소비를 소비쿠폰으로 대신하는 반짝 효과라며 부정하는 견해도 있다. 긴 안목에서 공급 측면 활성화와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은 당연히 더 중요하다. 하지만 지갑이 얇은 서민, 생계가 절박한 계층에게 소비쿠폰이 갈증을 달래주는 한 모금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다만 소비쿠폰은 경기 부양을 위한 다층적인 조치의 한 가지여야 한다. 민생쿠폰 혜택이 없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소비가 감소하는 측면에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추가 지급되는 소비쿠폰은 사회보장적 배려 차원과는 결이 다르게 경제 활성화를 돕는다. 투자에 따른 소득이 소비와 소득 증가를 유발하는 승수이론까지 동원하기에 미흡한 점은 물론 부인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소상공인·전통시장의 8월 체감 기업경기실사지수(BSI·기업인들의 주관적인 경기 전망)와 9월 전망 BSI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이와 연결 짓지 않을 수 없다. 소비쿠폰을 통한 정책이 재정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소비 심리 회복, 고용 안정, 실질소득 증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경제 순환을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성 높은 정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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