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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의 상승이 29개월간 지속되며 가정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점심식사를 위해 대전 중구 은행동을 찾은 시민들이 음식점 앞 가격 안내판을 지나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시간 중구청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을 찾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의 쌀 20kg 소매가는 6만 7133원으로 1년 전(5만 3756원)보다 무려 24.88%나 급등했다. 평년 가격인 5만 6535원과 비교해도 18.75% 상승한 수준이다. 쌀 가격은 이달 2일 한 때 6만 9600원으로 7만 원 선 턱밑까지 오르기도 했다.
급등한 쌀 가격 탓에 주부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주부 김선자(51) 씨는 "고기나 채소 등 여러 품목 가격이 오르고 있어 쌀을 주문할 때마다 가격이 올라 걱정"이라며 "밥상에 쌀을 올리지 않을 수도 없어 사곤 있지만 가격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쌀 가격이 급등은 일선 자영업자들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통상 식당의 공깃밥은 1000원으로, 일종의 소비자와의 약속으로 분류되는데 이를 깨야 하나 고민이 깊다. 대전의 일부 식당은 공깃밥 하나당 1500원에서 많게는 2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지역의 한 식당의 경우 쌀 비중을 줄이고 보리를 늘려 기존 가격인 1000원을 유지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다른 식당 역시 다소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는 공깃밥 대신 솥밥 등을 통해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서구의 한 백반집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음식 가짓수가 많다보니 보통 두 명이서 공깃밥을 하나 추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깃밥은 곧 1000원이라는 인식이 있어 쉽게 올리진 못하고 보리 등을 조금 추가하며 어떻게든 쌀 비중을 줄여보려 노력하고 있다"며 "쌀 가격이 계속 오르면 공깃밥 가격을 어쩔 수 없이 1500원이나 2000원까지 올려야 하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쌀 값 인상은 쌀을 주재료로 하는 떡집 등에도 영향을 끼친다. 경기가 어려운 탓에 메뉴 인상을 지속하기 어려워 고민이 깊다. 대전 중구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올해 추석부터 떡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예년보다 많이 팔리지 않아 속상했다"며 "원래 가격대로 팔면 정말 남는 게 없다보니 쌀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올린 가격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쌀값은 산지 가격이 안정화되면, 소비자 쌀값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재 쌀값이 지난해나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2025년산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햅쌀이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이달 중순 이후에는 산지 쌀값이 안정화하고 소비자 가격도 연착륙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쌀 할인행사를 10월 말까지 연장하고 할인 폭도 20kg당 5000원에서 7000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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