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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
역사적이고 사회적 존재인 사람은 세계, 국가, 지역 등 여러 층위의 공동체에 동시에 속해 있다. 따라서 화두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따라 시선을 달리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화두가 공동체의 주요 관심사나 지향하고자 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면, 공동체를 대표하거나 이끄는 인물들의 언술을 통해 이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세계 주요 정상들의 신년 메시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고통 대신 사람과 지구를 선택하라"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의 평화"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위대한 비전을 아름다운 현실로"를,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본 열도를 강하고 풍요롭게"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승리를 믿는다"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그리고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도약"을 화두로 제시했다.
6월 3일에 치러질 지방선거의 결과에 명운이 달린 충청권 지방정부의 수장들도 저마다의 화두를 던졌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 충청 완성"을, 최민호 세종시장은 "국가 운영의 심장"을,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그리고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새로운 변화와 활력"을 강조했다.
이상과 같은 신년 메시지에 담긴 화두는 공동체의 범주가 크건 작건 간에 각자 직면하고 있는 안팎의 도전을 슬기롭게 응전하려는 결의를 집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신년사를 통해 '대도약'이라는 화두를 내세우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를 비교적 설득력 있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상 이재명 대통령의 화두는 '대도약'이라고 알려졌지만, 엄밀하게 보면 핵심 키워드(key word)는 '성장'에 가깝다. 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전환 16회, 도약 12회, 통합 1회를 사용한 것과 달리, "성장"이라는 단어를 무려 45회나 사용했다. 국정 책임자의 메시지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일 때 국민에게 더 직접 와 닿는다. 이 점에서 이 대통령의 화두가 대도약이라는 목표보다는 성장이라는 수단에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성장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고, 방향과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 이 대통령은 5대 성장전략을 제시했는데, 그 가운데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지방 주도 성장' 전략이다. 이 전략은 여·야 정파와 수도권-비수도권의 이해관계를 떠나, 한국 사회의 대전환과 구조적 저성장의 탈피를 위한 실현 가능한 해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권역별 균형성장을 추구하는 '5극 3특 체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그 출발점인 대전·충남의 행정통합 역시 흔들림 없이 추진되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올해 충청지역의 화두는 "성장과 통합"이라고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충청권 통합으로 가는 중간 단계다. 애초 충청권 통합은 부울경 메가시티와 같이 권역 전체를 아우르는 대통합을 목표로 삼았지만, 세종시와 충북도의 여건을 고려해 대전시와 충남도 간의 소통합을 먼저 추진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대한민국과 충청권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공후사(先公後私)와 사소취대(捨小就大)의 태도와 인내심이 더욱 요구된다고 본다.
덧붙여, 성장과 통합이라는 화두가 실제 힘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정 책임자의 담대한 상상력과 통합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국무총리에 성장의 업적이 있는 경제계 인사나 지역통합의 물꼬를 튼 충남도지사 등을 기용하는 방안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지금 희망과 새 역사 사이에 놓여 있기에 그렇다. /유재일 사회공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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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원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