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이혼시 재산분할의 새로운 지형도(1)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이혼시 재산분할의 새로운 지형도(1)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 승인 2026-02-03 16:32
  • 신문게재 2026-02-04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2025061001000555500023201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이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 부부의 연을 끊는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단연 '재산분할'이다. 과거 부동산과 예금 위주였던 재산분할 대상은 이제 상장주식, 비상장주식, 가상자산 등 복잡한 금융자산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법적 쟁점을 낳고 있다. 본 기고에서는 앞으로 이혼 시 재산분할의 최신 동향, 특히 주식과 가상자산의 분할 방법을 판례를 중심으로 심도 있게 분석하고자 한다.

우선 재산분할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을 본다. 재산분할이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이다(민법 제839조의2). 여기서 핵심은 '공동의 노력'이다. 맞벌이는 물론, 배우자 일방이 전업주부로서 가사와 양육을 전담했더라도 이는 재산의 유지 및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어 재산분할 청구권이 발생한다.

원칙적으로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보유했거나 상속·증여받은 재산, 이른바 '특유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일방이 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직접적·간접적으로 기여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배우자가 상속받은 부동산의 가치 상승에 자신의 소득으로 기여했거나, 해당 부동산을 관리하며 가치를 유지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분할 대상 재산과 그 가액을 정하는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이혼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이다(대법원 2000. 9. 22. 선고 2000므584 판결). 이는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산의 변동까지 모두 반영하여 공평한 분할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주식의 경우 상장과 비상장에 따라 평가의 기술이 달라지게 된다.

재산적 가치가 명백한 주식은 당연히 재산분할의 대상이다. 상장주식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명확한 시가가 존재하므로, 법원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의 보유 수량과 시가를 파악하여 가치를 산정한다.

문제는 시장 가격이 없는 비상장주식이다. 법원은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반영한 매매 사례가 있다면 그 가격을 시가로 인정하지만, 실무상으로는 거래 사례가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존재한다. 이때는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가중평균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비롯하여 자산가치평가법, 시장가치법, 미래현금흐름할인법 등 다양한 기법이 동원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

특히 법원은 법인격의 독립성을 엄격하게 존중하여, 설령 부부 일방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1인 회사'라 하더라도 회사 명의의 재산을 곧바로 개인의 재산으로 보아 분할 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분할 대상은 어디까지나 '회사의 가치가 반영된 비상장주식의 가액' 그 자체이며, 회사 자산을 직접 분할할 수는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의 태도이다.

만약 주식 가치에 대한 다툼이 극심하면 법원이 지정하는 감정인의 시가 감정을 통해 가액을 정하기도 하는데, 어떤 평가방법을 택할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흥미로운 점은, 감정 결과 주식 가치가 '0원'으로 평가되더라도 법원은 이를 재산분할 비율 산정 시 참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당장 가치는 없지만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나 당사자가 감정 결과를 다투는 점 등을 고려하여 기여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한 형평을 꾀하기도 한다. 나아가 최근 대법원은 재산 형성 과정의 기여도를 평가할 때, 부모 등 제3자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이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일 경우, 이를 배우자의 기여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여 재산분할의 공정성 기준을 한층 더 명확히 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판결). 이는 재산 형성의 원천까지 면밀히 따져 실질적 기여를 판단하겠다는 법원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결이다. 윤인섭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 연서면 월하리 폐차장서 불…"주민 외출 자제"
  2. [지선 D-30] 이장우 하얀점퍼 김태흠 탈당시사 승부수
  3. [지선 D-30] 충청정치 1번지 허태정·이장우 빅뱅…부동층 승부 가른다
  4. 대전의료원 건립, 본격 시동 걸 수 있을까
  5. [지선 D-30] 충남교육 수장 놓고 6파전… 비슷한 공약 속 단일화 이뤄질까?
  1.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을 '운산산수'로 남기다
  2. [지선 D-30] 김태흠 수성이냐, 박수현 입성이냐… 선거전 본격화
  3. [상고사 산책](16)별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 오성취루와 『환단고기』 석재의 천기누설
  4. 충남 선거구 획정, 행안부 재의요구 현실화… 도의회 6일 원포인트 임시회 다시 연다
  5. 국내 시총 '1조 클럽' 사상 최대… 회복 더딘 대전 기업 '희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 우회전 일시정지 오늘부터 집중단속 시작

대전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에 대한 실제 단속이 시작된다. 대전경찰청은 4일부터 5월 19일까지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다. 앞서 경찰은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계도 기간을 운영했다. 주요 단속 대상은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에 우회전하는 행위,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인데도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서 일시정지하지 않는 행위 등이다. 우회전 뒤 만나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가 건너고 있거나 건너려는 경우에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승용차 기준 범칙금 6만 원과..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충남도, 금강수목원 매각 재추진…"땅만 팔고 분쟁 위험은 세종에" 공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 유일 자연휴양림인 '금강수목원'의 보존 방안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중앙정부가 국책 사업으로 추진이 이상적인 대안이나 현실은 4000억 원 안팎의 매입비란 난제에 막혀 있다. 이에 충남도가 매각 절차를 서두르자 지역사회 공분도 거세지고 있다. 충남도가 2개월 새 잇단 유찰에도 네 번째 매각에 나섰는데, 지역에선 무리한 매각 추진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 과정에서 발생 가능성이 큰 법적 분쟁 책임까지 세종시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인허가권을 갖고 있으나 재정 여력과 소유권이 없어 별다른..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한국 수묵 산수화 거장 조평휘 화백 별세… 충청 자연 '운산산수'로 남기다

충청의 자연을 화폭에 담아 '운산산수(雲山山水)'라는 새로운 양식을 정립한 한국 수묵 산수화의 거장 조평휘 화백이 지난 5월 2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 화백은 끊임없는 사생을 통해 한국 수묵화의 재해석을 시도했고 '운산산수'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구축했다. 강한 먹의 대비, 역동적인 필치, 장엄한 화면 구성은 그의 작품세계를 대표한다. 산은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기운으로 표현됐고, 구름은 현실의 산수를 이상적 공간으로 확장하는 매개가 됐다. 그는 1999년 국민훈장 동백상, 2001년 제2회 겸재미술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올해 첫 모내기로 본격 영농 시작

  •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분주한 선관위

  •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다양한 체험과 공연에 신난 어린이들…‘오늘만 같아라’

  •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 대전 찾아 지원유세 펼치는 정청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