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 "가게 닫고 나니 진짜 지옥" 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독자제보] "가게 닫고 나니 진짜 지옥" 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인건비 절감 기대 속 테이블오더 서비스 도입 확산
장기 약정으로 묶여 조기 폐업시 비용 부담 눈덩이
"할인혜택 보다 계약 내용 꼼꼼히 따져야 피해줄여"

  • 승인 2026-02-10 17:29
  • 신문게재 2026-02-11 1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clip20260208063023
A 씨가 납부한 테이블오더 요금 고지서. (제보자 제공)
세종에서 해장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 씨는 2024년 한 대기업 통신사의 '테이블오더(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했다. A 씨의 매장은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 있었고 대다수 손님이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다. 주문법을 설명하고 결제 오류를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며 직원들은 '기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A 씨는 "일손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일이 더 늘어났다"며 "피크 시간대에는 주문 응대와 기기 안내가 겹쳐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매출 부진과 각종 비용 부담이 계속되며 결국 A 씨는 1년여 만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가게 문을 닫은 뒤에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테이블오더 계약 해지 과정에서 남은 약정 기간을 기준으로 한 비용과 단말기 관련 비용이 더해지면서 10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위약금으로 청구됐다.

이미 권리금 손실과 보증금 정산 문제로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위약금 독촉까지 이어졌다. A 씨는 "장사할 때보다 가게를 닫고 난 뒤가 더 힘들었다"며 "폐업 이후가 더 지옥 같았다"고 토로했다.

clip20260208062221
지난해 11월에 업로드된 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폐업 후 과도한 테이블오더 위약금을 토로하는 게시글 중 일부.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비슷한 경험을 한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았다. 대전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했던 B 씨 역시 테이블오더 도입 이후 폐업을 겪었다. B 씨는 "계약할 때는 각종 할인 혜택과 장점 위주로 설명을 들었지만 해지 시 위약금이 얼마나 나오는지는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며 "폐업을 결정하고 나서야 부담해야 할 금액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폐업 이후 매장에는 테이블오더 단말기만 그대로 남았다. 재활용이나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처분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B 씨는 "기계를 반납하면 위약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지 않느냐고 문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지금은 쓸 수 없는 기계가 그대로 짐이 돼 있다"고 했다.

경기 악화에 따라 소상공인 폐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인건비 절감을 위해 도입한 '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이 자영업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한번 계약하면 중도 해지 어렵고 해지 땐 큰 위약금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A 씨는 "처음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결국 폐업 이후까지 발목을 잡는 계약이 될 줄은 몰랐다"며 "같은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계약 내용을 꼼꼼히 따져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측은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청구된 금액에는 단순 위약금뿐 아니라 계약 당시 제공된 프로모션 할인 혜택에 대한 정산 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약관에 따른 절차에 따라 처리된 것으로 위약금 자체만 놓고 보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민주진보 세종교육감 '임전수 후보' 선출… 6자 구도 새판
  2.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토론회 난타전…張-張 협공 許 반격
  3.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 후보 간 신경전 격화… 박 "억지왜곡 자중" VS 양 "즉시 해명하라"
  4. [인터뷰]한국 현대 조각의 거장 최종태 작가
  5. 신인 등용문 '웅진주니어 문학상' 최종 수상작은
  1. 교육부 사교육비 경감책 발표… “공교육 강화 빠졌다” 비판도
  2. 선소리산타령과 어우러진 '풍류아리랑 가람제' 성료
  3. 오직 동네 슈퍼에서만…990원 착한소주 등장
  4.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자 토론회
  5. 충남대병원, 재관류치료 뇌졸중센터 인증… 뇌졸중 응급진료 체계 입증

헤드라인 뉴스


이 대통령 "지방정부 (중동) 위기 극복 뒷받침에 9조5천억 지원"

이 대통령 "지방정부 (중동) 위기 극복 뒷받침에 9조5천억 지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지방정부도 (중동) 위기 극복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경정예산 국회 처리에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에서 2026년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등 지방의 투자 재원 9조5000억원을 보강해 지방정부의 위기 극복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 문화로 다시 숨 쉬다…도시재생과 예술의 결합

대전 원도심은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의 뿌리 역할을 해왔지만, 도시 확장과 함께 문화 인프라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며 점차 활력을 잃어왔다. 공연장과 전시시설, 문화공간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 역시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대전시가 원도심의 역사성과 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도시재생과 예술을 결합한 '3대 특화 문화시설' 조성을 통해 원도심을 다시 문화 중심지로 복원하고, 일상 속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이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와..

트럼프 발언에 천당·지옥 오간 자산시장…충청권 상장사 속수무책
트럼프 발언에 천당·지옥 오간 자산시장…충청권 상장사 속수무책

2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로 중동 전쟁 종전 선언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요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가상화폐 시장도 급락세를 보였다.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 역시 전 거래일 회복세에서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4.65(4.47%)포인트 하락한 5234.0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9.84(5.36%)포인트 하락한 1056.34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벚꽃 활짝…대전에 봄 왔네

  •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고유가에 운행 포기 속출

  • 대전 도심을 푸르게 대전 도심을 푸르게

  •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 버스와 트램의 장점 살린 3칸 굴절차량 도심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