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인연이 전문성 앞섰나…제천 출연기관 인사에 커지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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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인연이 전문성 앞섰나…제천 출연기관 인사에 커지는 의문

엄세진·문교영·박준규 잇단 기용…검증 자료와 보수 산정 기준 공개해야

  • 승인 2026-09-01 07:06
  • 전종희 기자전종희 기자

민선 9기 제천시 출범 이후 시 출연기관의 주요 보직에 시장의 측근이나 정치권 인사가 잇따라 임명되면서 전문성 결여와 보은 인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방천연물산업진흥재단과 제천복지재단의 인선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 및 연봉 산정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며 인사 행정의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공공기관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치적 인연보다 객관적인 전문성과 실질적인 성과를 우선시하여 지역의 미래와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제한방천연물산업진흥재단
제천 한방 천연물 산업진흥재단 전경(사진=제천시 제공)
민선 9기 제천시 출범 이후 시 출연기관의 이사장 2명과 사무국장이 잇달아 새로 선임되면서 인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거와 인수 과정에 참여했거나 정치권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이른바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의문이다.

제천 한방 천연물 산업진흥재단 제8대 이사장에는 엄세진 전 제천시 국장이 취임한다. 엄 신임 이사장은 이상천 제천시장의 최측근으로 선거대책본부장과 민선 9기 시장직 인수위원장을 지냈다. 제천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부적격 의견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방·천연물 산업에 대한 시민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과 함께 구체적인 산업 육성 방안을 요구하는 질의가 이어졌다.

오랜 공직 경험과 행정 능력은 재단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재단 이사장은 조직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유치와 수출 확대, 산업 생태계 조성 등 제천의 미래 먹거리를 설계해야 하는 자리이다. 행정 경험이 한방·천연물산업의 전문성과 시장 개척 능력까지 대신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취임에 앞서 발표된 '연봉 자진 삭감'도 충분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재단 보수 규정상 이사장 연봉 하한액은 5000만 원이며 과거 일부 이사장은 1억 원 안팎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 이사장은 하한액 수준의 보수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본보 확인 과정에서 엄 이사장은 자신의 정확한 연봉 액수를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했으며, 관련 보도자료도 담당 부서가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보수조차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폭 삭감'이라는 홍보가 먼저 부각됐다면 발표 경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존 보수와 신임 이사장의 확정 연봉, 산정 기준, 퇴직연금과의 관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천복지재단 이사장의 지난 인선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천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문교영 씨는 전임 이사장의 사임 이후 지난 7월 이사장직을 맡았다.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인 2027년 1월까지이다. 문 이사장은 복지재단 이사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지만, 선거 직후 이뤄진 선임이라는 점에서 절차와 평가 기준을 더 분명히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방천연물산업진흥재단 사무국장에 선임된 박준규 씨를 두고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다. 공모에는 4명이 후보로 올랐지만 제천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다른 후보들의 신원을 공개할수 없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는 필요하지만 후보별 주요 경력과 심사 항목, 평가 결과까지 모두 비공개로 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공모 절차를 거쳤더라도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면 시민이 어떻게 인사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박 사무국장의 한방·천연물 분야 경력과 산업적 성과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으면서 전문성 검증이 부족했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시장과의 인연이나 선거 경력만으로 해당 인사를 부적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정 철학을 이해하고 조직과 원활하게 협력하는 능력도 공공기관 책임자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다만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이라면 정치적 인연보다 전문성과 성과가 인선의 중심에 놓였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두 재단 이사장과 한방재단 사무국장을 둘러싼 이번 인선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엄세진 이사장과 문교영 이사장, 박준규 사무국장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평가 지표를 공개하고 임기 동안의 성과로 현재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제천의 복지와 한방·천연물 산업은 정치적 인연을 시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공영역이기 때문이다.
제천=전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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