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보이스피싱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보이스피싱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1-03-29 06:46
  • 신문게재 2021-03-29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제가 마침 현재 보이스피싱과 관련한 민·형사 사건을 각각 진행하고 있어 '보이스피싱'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보이스피싱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금융 기관이나 유명 전자 상거래 업체를 사칭해 불법적으로 개인의 금융 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범법 행위. 음성과 개인 정보, 낚시를 합성한 용어'입니다.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전화를 걸어 수신자를 기망해 돈을 받아내는 사기범죄를 말합니다.

인터넷 포탈에서 보이스피싱을 검색한 기사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규모가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포폰의 불법매매가 성행한 탓이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대포폰·대포통장·대포차의 불법매매로 검거된 인원은 15만3897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3만 명 넘게 검거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98%가 넘는 15만1077명이 불구속 수사를 받으면서 추가 범죄 피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법조계에서는 낮은 수위의 처벌이 보이스피싱 피해 확대에 일조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대포폰의 양도·양수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대포폰 이용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받는다.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는 제재에 불과하다. 불구속 수사에 낮은 처벌로 최근 5년간의 피해액은 1조4000억 원에 달한다(출처 : 서울경제).」

위 기사 내용처럼 대포폰과 대포통장은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일으키는 보이스피싱의 전초를 마련해줍니다. 그런데 현재 실무는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조직적으로 거래하거나 보이스피싱에 알면서 이용하도록 제공한 것이 아닌 이상 반드시 실형에 처하지는 않습니다.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하나 양도했다고 해 그것이 반드시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범죄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보이스피싱 운반책이나 인출책 경우는 실무의 태도가 그 반대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주요 가담자들은 철저히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에 거의 수사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으로 처벌을 받는 대부분 유형은 위 주요 가담자들을 멋모르고 조력한 운반책이나 인출책입니다. 하나의 케이스를 상정해보겠습니다. 가령 운반책 또는 인출책으로 5명의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돈을 수령해 전달한 대학생이 있습니다. 이 대학생은 이제 막 미성년자의 티를 벗은 어떠한 전과도 없고,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5명의 피해자를 찾아가 용서를 구해 4명의 피해자로부터 합의를 받았습니다. 과연 위 대학생은 '실형'의 형벌에 처할까요?

현재 실무는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유통한 경우와 달리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운반책·인출책은 거의 예외 없이 실형의 벌을 주고 있으며, 사실상 관련한 양형 사유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실무는 보이스피싱의 주요 가담자는 사실상 처벌할 수 없다면, 운반책과 인출책을 일벌백계해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미치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근절해보겠다는 것입니다. 위 대학생의 케이스에서 만약 집행유예를 받고 싶다면 일단 1심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이 되었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의 형을 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나머지 1명의 피해자의 합의를 받아 집행유예의 형을 받는 정도의 방법을 상정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돈을 인출·입금해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사탕발림에 그러한 행동으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교도소에 수감되는 벌을 받아야 함을 확실히 주지해야 합니다. 나아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양도하는 행위 역시 실무가 점점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하지 말아야 할 행위임을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성추행 유죄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 촉구에 의회 "판단 후 결정"
  2. 천안 A대기업서 질소가스 누출로 3명 부상
  3. "시설 아동에 안전하고 쾌적한 체육시설 제공"
  4. 김민숙, 뇌병변장애인 맞춤 지원정책 모색… "정책 실현 적극 뒷받침"
  5. 천안김안과 천안역본점, 운동선수 등을 위한 '새빛' 선사
  1. 회덕농협-NH누리봉사단, 포도농가 일손 돕기 나서
  2.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3. ‘몸짱을 위해’
  4. 내년 최저임금 1만320원 지역 노사 엇갈린 반응… 노동계 "실망·우려" vs 경영계 "절충·수용"
  5. 세종시 싱싱장터 납품업체 위생 상태 '양호'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 해수부 이전 강행…국론분열 자초하나

이재명 정부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추진하면서 국론분열을 자초하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초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속 민생과 경제 회생을 위해 국민 통합이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되려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론화 절차 없이 해수부 탈(脫) 세종만 서두를 뿐 특별법 또는 개헌 등 행정수도 완성 구체적 로드맵 발표는 없어 충청 지역민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0일 이전 청사로 부산시 동구 소재 IM빌딩과 협성타워 두 곳을 임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두 건물 모두..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31년 만에 폐원한 세종 '금강수목원'...국가자산 전환이 답

2012년 세종시 출범 전·후 '행정구역은 세종시,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는 애매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해 7월 폐원한 금강수목원. 그동안 중앙정부와 세종시, 충남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한 탓이다. 국·시비 매칭 방식으로 중부권 최대 산림자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모두 놓쳤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인접한 입지의 금남면인 만큼, 금강수목원 주변을 신도시로 편입해 '행복도시 특별회계'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제안이 나왔다. 무소속 김종민 국회의원(산자중기위, 세종 갑)은 7..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신탁계약 남발한 부동산신탁사 전 임직원들 뒷돈 수수 '적발'

전국 부동산신탁사 부실 문제가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토지신탁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뒷돈을 받은 부동산신탁회사 법인의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4부는 모 부동산신탁 대전지점 차장 A(38)씨와 대전지점장 B(44)씨 그리고 대전지점 과장 C(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시행사 대표 D(60)씨를 특경법위반(증재등)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 부동산 신탁사 대전지점 차장으로 지내던 2020년 1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시행..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몸짱을 위해’ ‘몸짱을 위해’

  •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꿈돌이와 전통주가 만났다’…꿈돌이 막걸리 출시

  •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쪽방촌 찾은 김민석 국무총리

  • ‘시원하게 장 보세요’ ‘시원하게 장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