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과위 차관급 두 상임위원과 사무처장, 교육과학기술부ㆍ기획재정부ㆍ지식경제부 관료를 지난 11일 각각 내정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국과위 장관급 위원장에는 김도연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전 울산대 총장)이 내정됐다.
정부는 국과위를 과학기술컨트롤 타워 전담 기구로 출범시키면서 사무처에는 사무처장(일반직 고위공무원)을 두고 교과부·기재부 등 관련부처에서 인력을 이관받아 공정성·독립성을 강화함과 동시에 민간 전문가를 임용해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국과위 핵심직인 상임위원과 국과위 실행조직인 사무처장 자리를 3개 부처에서 하나씩 나눠 가졌다.
김도연 위원장도 이명박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과위 핵심 자리에 과학기술계 현장인은 1명도 없는 셈이다.
국과위 사무처도 당초 민간 전문가와 공무원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춘다는 목표와 달리 '공무원 중심 조직'으로 구성되고 있다.
국과위 사무처는 모두 120~130명으로 구성될 방침인 가운데 70~80명정도가 공무원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44명은 교과부(37명)와 기재부(7명)에서 소속을 옮겼고, 나머지는 공모를 통해 충원할 계획이다.
결국 사무처 인력 가운데 많게는 70% 가까이 공무원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다.
민간 과학기술계는 당초 취지와 목표와는 다른 정부 관료 중심의 국과위 구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민간 과학기술단체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 과학기술인을 참여시켜 과학정책의 효율성을 높이자고 만든 국과위의 주요 자리를 모두 정부 인사로 채우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다”며 “상임위 두 자리를 모두 민간에 주는 것이 최선이고, 적어도 한 자리라도 민간 몫으로 돌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이명박 정권이 과기부와 정통부 폐지, 출연연 이원화, 국과위 형해화 등 지난 3년의 과학기술 정책 실패를 최소한이라도 만회하고자 한다면 국과위 재편과 관련한 약속들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지경부와 기재부의 '제 밥그릇 챙기기'로 말미암아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확립과 출연연의 올바른 거버넌스구축이 무산된다면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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