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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보드를 준비하는 해경 모습 (사진=보령해경 제공) |
28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수일째 최고기온 33도 이상 폭염 특보에 휴가철을 맞이하면서 많은 인파가 해수욕장을 찾고 있다. 서해안 최대 규모 해수욕장인 대천 해수욕장은 개장일인 7월 5일부터 27일까지 93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태안 지역 주요 22개 해수욕장 역시 6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바다 피서객들이 늘면서 최근 연안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에도 가족과 해수욕장을 찾은 만 10세 어린이가 숨진 채 발견돼 해경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3분께 꽃지 해수욕장에서 물놀이 중이던 A(10)군이 갑자기 사라져 보호자가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파출소와 구조대, 경비함정, 항공기 등 구조인력을 급파하고 소방, 태안군 안전 관리 요원까지 투입해 A군을 오후 8시 12분경 발견했다. 당시 의식이 없던 A군을 곧바로 병원에 이송했지만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튜브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7월 13일에도 태안 백사장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타고 놀던 B(12)군이 파도에 떠밀려 해상에 고립돼 해경이 구조에 나선 바 있다.
7월 20일 오전에는 태안 모항항 인근 해상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수상 레저 활동 중이던 40대 등 2명이 보트 추진기 손상으로 해안에 떠밀려 구조되기도 했다. 다행히 2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밤에 얕은 바다나 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다 변을 당하는 사고도 잦다. 6월 29일 밤 0시 48분께 보령 독산해수욕장 인근 직언도에서 40대 남성이 해루질을 하던 중 갑자기 차오른 바닷물에 길을 잃어 해경에 구조신고를 했다. 이처럼 늦은 시간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랜턴과 삽만 들고 해루질을 하러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깜깜해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바닷물이 차오르는 것도 알기 어려워 위험하단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태안 등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독성을 가진 해파리들이 다량 출몰하고 있어 해루질 중 해파리 쏘임 사고도 나타나고 있다.
보령해경에 따르면, 지난 7월 25일까지 보령 일대 해안가에서 발생한 연안 사고는 15건이며 실종 및 사망자는 3명이다. 2024년 전체 19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아직 7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올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태안해경 역시 태안 지역 연안 사고 건수가 2022년 49건, 2023년 58건, 2024년 74건, 같은 기간 사고 인원은 76명, 85명, 134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낚시나 갯벌체험을 하다가 발생한 사고가 많았고 음주로 인한 건도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더위에 물놀이 활동객이 급증하면서 급류, 갯벌 고립 등 예상치 못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물때와 기상정보를 확인한 뒤 안전한 장소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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