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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건양대병원 1층 로비에서 보건의료노조가 총 파업 돌입 후 규탄 기자회견을 연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직원 2000명 중 의사를 제외한 500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건양대병원은 진료 지연 가능성에 방문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증가한 업무 부담과 낮은 임금을 지적했으나, 병원 측은 노조가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안을 주장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건양대병원 의료원 지부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하며 건양대병원 로비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의 저임금 구조와 인력 부족을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건양대의료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후 의료 수익은 늘었지만 동급 사립병원과 비교했을 때 15~30% 임금 격차가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병원의 의료 수익 규모는 2020년 2245억 원에서 2024년 3037억 원으로 35% 증가했다. 시설과 장비 투자를 위한 고유목적사업준비금도 3배 늘렸지만 올해 직원 임금 인상안은 복지성 비용까지 포함한 총액 3% 인상에 그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주6일 근무는 물론, 수당도 여타의 사립병원보다 적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진료 운영팀 직원 A씨는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문제만은 아니다"라며 "전공의가 부재 하는 동안 모든 팀들의 공백을 진료 운영팀이 떠안았다. 그동안 우리가 인정받고 처우가 개선될 것처럼 언론에서도 보도했지만, 현실은 월급은 그대로인 채 업무만 늘어난 지옥이었다"라고 토로했다.
건양대병원 보건의료노조는 직원 2000명 중 간호사, 의료기사, 행정직 직원 등 1000명의 조합원이 속해있다. 이날 필수 의료 담당을 제외한 500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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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건양대병원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첫날, 건양대병원 곳곳에 진료 차질 가능성에 양해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사진=정바름 기자) |
병원 측은 노조가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안을 고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건양대병원은 "전국 사립대 상급종합병원들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2.1%~4.5%)을 고려해 3%의 인상안을 제시(자동 승급분 2.4% 별도) 한 것은 병원의 재정여건과 지속가능한 운영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제안이었다"라며 "노동조합은 7.8%의 비현실적인 인상안을 고수하며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총파업을 선언했다"라고 설명했다.
총파업 첫날인 이날 다행히 진료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장기화 될 시 진료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건양대병원은 "노조 총파업으로 진료가 지연될 수 있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라는 안내문을 병원 곳곳에 부착했다.
이날 병원 현장에서 만난 외래 환자 신모(71)씨는 "병원 파업 얘기만 들어도 불안하다"라며 "전공의 파업도 심각한데, 이렇게 큰 종합병원에서 많은 직원이 업무에서 빠져 병원에 와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냐. 환자 입장에서는 보기가 불편하니 얼른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총파업 중에도 응급실과 수술실 등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유지하도록 돼 있고 오늘도 외래와 수술 등 예정된 진료는 진행되고 있다"라며 "공백이 없도록 비상진료대책반을 운영 중이고 의료진 재배치와 대체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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