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올린 공대'의 파격적인 융합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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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올린 공대'의 파격적인 융합 실험

송대진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교수(옥스퍼드대 물리학 박사)

  • 승인 2014-09-11 15:19
  • 신문게재 2014-09-12 16면
  • 송대진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교수송대진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교수
▲송대진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교수(옥스퍼드대 물리학 박사)
▲송대진 한국기술교육대 교양학부 교수(옥스퍼드대 물리학 박사)
미국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올린 공대(Olin College)는 2002년에 처음 생긴 신생대학으로 전체학생이 350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초소형 미니 대학이다. 이제 갓 10년을 넘은 작은 학교가 미국대학교육의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1학년부터 철저한 학생들 주도적인 수업을 실시하며 졸업하기 전 기업 등에서 가져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대학의 전통적인 과의 구분을 두지 않고 학생들과 교수들이 섞여서 최대한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내용을 이끌어 내도록 돕고 있다. 작은 공과대학이지만, 과학ㆍ공학과 인문ㆍ예술, 그리고 기업가 정신의 삼박자를 갖춘 삼각형 인재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수학 과학 등의 점수가 높은 학생뿐 아니라, 창의력이 있고 또 그 창의력을 실현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신입생을 선발하려고 하고 있는데 신입생 선발을 시험성적으로만 뽑을 수 없다고 판단 주말을 함께 생활하며 인터뷰를 진행하고 선발한다. 특히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를 중시하여 선발한다고 한다.

현장과 실습을 중시하는 이공교육이지만, 졸업생 들 중 약 40%는 스탠퍼드나 MIT 등을 포함한 톱 대학원에 진학을 하고 또한 많은 수의 졸업생들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최고의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다.

올린 공대의 돌풍의 중요한 원인 중 한가지가 바로 과학ㆍ공학과 인문ㆍ예술의 융합에 중점을 둔 교육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로 최근 한국에서 많은 논의가 있는 문ㆍ이과 융합 교육이다. 필자는 현재 재직중인 대학에서 3년째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함께 문과와 이과를 융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학생들의 경우, 정치적인 성향을 지수로 나타내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고, 패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패션 유행의 주기를 수치적으로 분석해 내년에 유행할 내용을 예측해 디자인을 해 본 학생들도 있었다.

코미디의 웃긴 정도를 수치화 해보도록 노력해 본 학생들도 있었고, 시나 문학작품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학생들도 있었다. 음식의 맛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시도해본 그룹도 있었고, 음식이 세계화되는 요소를 분석해 본 학생들도 있었다. 특히 위의 문ㆍ이과 융합 프로젝트들은 기존의 전문가들에 의해 이미 답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선행학습이 아닌,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해가는 과정이 철저히 학생들의 주도하에 진행됐고, 이러한 경우 오히려 다양하면서 유용하고 더욱 창의적인 결과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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