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직격탄 지역기업들…굳게 닫힌 문에 적막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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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직격탄 지역기업들…굳게 닫힌 문에 적막감만

100억원 투자금 물거품 될 판…영업시작 6개월만에 폐점위기까지

  • 승인 2016-02-14 17:09
  • 신문게재 2016-02-15 1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 개성공단의 폐쇄에 따라 대전·충청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입주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14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주)에스엔지의 본사건물이 굳게 닫혀 있는 등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같은 날 대전 서구에 위치한 (주)한스산업의 주차장에는 물품 운반차량들만 세워져 있다. 이성희 기자
▲ 개성공단의 폐쇄에 따라 대전·충청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입주기업들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14일 대전 중구에 위치한 (주)에스엔지의 본사건물이 굳게 닫혀 있는 등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같은 날 대전 서구에 위치한 (주)한스산업의 주차장에는 물품 운반차량들만 세워져 있다. 이성희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불과 하루가 지난 12일 대전 중구 문창동 에스엔지(주) 본사 건물은 내리는 비와 함께 적막함이 감돌고 있었다.

본사 출입문으로 향하는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회사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에스엔지 측은 취재차 회사를 찾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전화받는 여직원 2명을 남기고 본사 직원 모두 서울 출장 중이라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 다음에 다시 와 달라”며 걸어 잠근 문을 열지 않았다.

개성공단에 100억원을 투자하며 946명에 이르는 북한근로자를 고용해 국내 20개사에 의류를 공급해온 에스엔지는 북한의 공단 폐쇄와 자산 동결 조처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로부터 의류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개성공단상회 대전 둔산점은 공단 폐쇄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면서도 밀려드는 고객에 잠깐이나마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기자가 둔산점을 찾은 13일 오후 매장 안에는 옷을 고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둔산점 관계자는 “우리 상회가 공단 폐쇄로 예상치 못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단골고객들이 오늘 몰려 한때는 매장밖으로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이 웃을 때가 아닌데”하며 웃음기를 거두고는 “점포 임대와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수억을 들였는데 6개월 영업하고 문을 닫을 위기를 맞을 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하소연 했다.

이와 함께 오는 26일 노은동에 개점할 예정이던 개성공단 상회 2호점은 70%가량 공사를 마치고도 공단 폐쇄로 개점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대전·충남·충북지역에 본사를 둔 에스엠테크텍스, 대일섬유, 한스산업, 에스디비, 케이엠에프, 자화전자 등 7개 업체도 대부분 현지공장의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을 제대로 반출하지 못한 채 향후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논산의 A제조업체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운명을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태까지 내몰리지는 않을지 내부적으로 입주기업협회와 정부 방침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업체 측은 “피해기업에 실질적인 보상을 하려면 개성공단 내 기계와 설비뿐만 아니라 원부자재에 대한 보상도 함께 산정돼야 한다”며 “아마도 원부자재를 제공한 업체들의 보상요구가 빗발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개성공단 근로자의 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대체생산 지원방안 등 업계 수요를 고려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생활안정자금 융자 지원 등 다각적인 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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