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백제군 호령하던 계백의 충혼, 그렇게 살아 숨쉬고…

  • 문화
  • 여행/축제

[주말여행] 백제군 호령하던 계백의 충혼, 그렇게 살아 숨쉬고…

계백장군 유적지와 수변생태공원

  • 승인 2016-02-25 15:17
  • 신문게재 2016-02-26 9면
  • 이성희기자이성희기자
▲ 논산수변생태공원
▲ 논산수변생태공원
아침부터 궂은 날씨가 이어졌다. 멀리가기도 그렇고 실외로 여행지를 잡기도 애매했다. 거기에 가까운 곳을 생각해보니 마땅히 떠오르질 않았다. 무작정 아이들과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정해진 여행지를 가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무계획이었다. 다만 방향은 강경쪽으로 잡았다. 중간에 목적지가 생기지 않는다면 강경의 근현대박물관으로 갈 생각이었다. 아이들을 태우고 논산으로 향하는 국도를 달렸다. 바깥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를 퍼부을 것처럼 잔뜩 흐렸다. 논산 부적면 쯤 왔을 때 평상시엔 잘 걸리지 않던 신호에 걸렸고 눈에 백제군사박물관이란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좌회전만 하면 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다보니 안 물어 볼 수가 없어 질문을 던졌다. “강경이란 곳은 조금 더 가야하는데 그냥 거기 까지 갈까? 아님 바로 옆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을 갈까?”

아이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군사박물관'을 외쳤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차를 오래 타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좌회전 신호를 받고 4km 정도를 가니 계백장군유적지와 백제군사박물관이 나왔다. 유적지 바로 앞에는 수변생태공원이 있는데 우리는 유적지와 박물관을 다 보고 나오면서 구경하기로 했다. 차량을 세우고 제일 먼저 안내판을 살펴보았다. 계백장군의 묘, 충장사, 충혼공원을 비롯해 국궁과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 있었다.

어느 곳을 구경할 지 동선을 잡은 뒤 메인 건물인 박물관 내부로 들어섰다. 박물관은 크지 않았으며 입장료도 없었다. 1층으로 들어서니 옛 선사시대의 무기와 설명이 눈에 들어왔다. 역사시간에 흔히 배웠던 뗀석기와 간석기 등을 비롯해 청동기 시대의 무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가운데에는 말을 타고 영토를 확장했던 옛 선조들의 모습을 재현한 밀랍인형이 설치돼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저런 물건들이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전쟁의 도구로 사용이 됐을까 할 정도로 생각이 드는 낫과 도끼 등의 무기들도 전시돼 있다. 그렇게 1층을 구경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계백장군의 성장기를 그린 그림이 한 쪽 벽면에 걸려 있었고 간단히 퍼즐형식으로 맞출 수 있는 투구와 갑옷이 놓여 있었다. 박물관 관람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곳이 계백장군의 유적지다보니 박물관보다는 주변에 조성된 계백장군의 흔적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바깥으로 나오면 전통놀이와 국궁, 승마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 나오고 관람객들이 산책을 하며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옛 공성전의 모습이 재현돼 있다.
그렇게 산책을 겸한 구경을 마친 후 박물관 옆에 자리한 계백장군의 묘와 충장사를 둘러보았다. 비록 백제란 나라가 삼국통일에 실패해 멸망의 길로 들어섰지만 한 나라의 장군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전쟁터를 누볐을 당시 상황을 떠올리니 숙연함이 밀려왔다. 유적지를 나오며 충혼공원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거기엔 말을 타고 백제군을 호령했던 계백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충혼공원을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주차장쪽에서 올라가는 방법과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 박물관쪽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어디로 오르던 크게 상관이 없다. 동선을 감안해 편한곳으로 오르면 된다. 다만 박물관쪽은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올라가면 탑정호도 볼 수 있다.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 수변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불행 중 다행인지 유적지를 다 둘러보고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적지에서 수변생태공원은 걸어서 10분, 차로는 약 2분이 소요된다. 생태공원에 도착하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비가와도 구경을 한다는 일념하에 우산을 꺼내 들고 생태공원으로 들어갔다. 잘 조성된 정원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렇게 나무데크를 따라 걷다보면 정자가 나온다. 사진도 찍고 바로 앞 탑정호를 관람할 수 있는 일종의 전망대인 셈이다. 그곳에서 바라본 호수는 원시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고 물 위를 떠다니는 오리의 모습에서 평화롭기까지 했다. 더욱 더 굵어진 빗줄기에 황급히 공원을 빠져나왔다. 봄이 되면 꽃과 어우러진 생태공원이 나들이와 산책에 있어서는 최적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쉽지만 봄이 오면 다시 방문하리라 마음을 먹고 발길을 돌렸다.

가는 길-대전에서 논산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 부적면에서 충곡로로 4km를 더 들어가면 된다.

먹거리-들어가는 길에 식당이 몇 곳 있으며 더 들어가면 탑정호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식당이 많이 있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2.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3.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4.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5.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