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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는 영화 <코러스>는 2005년에 제작된 영화로서 프랑스, 스위스, 독일이 합작해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는 로베르트 베니니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각본·감독·배우·제작 등 전천후로 활동하고 있는 제라르 쥐노가 제작과 함께 주인공인 클레몽 마티유 선생님 역을 맡아 열연했고 영화<시네마천국>에서 성인 토토 역을 맡아 우수에 찬 중년 영화감독의 모습으로 출연하여 세계 영화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자크 페렝이 피에르 모항쥬로 등장한다.
그리고 클래식 기타리스트 였던 음악가 출신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바라티에가 연출을 맡아 제목처럼 코러스와 같은 아주 조용하고 은은한 분위기의 멜로적인 음악영화를 만들어 내었다.
그런가 하면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용모와 음성을 들려주면서 한시라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소년배우 모항쥬역은 바라티에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프랑스 전역에서 발굴해낸 음악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장 밥티스테 모니에’ 이고 깜찍하고 귀여우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귀여운 고아소년 페피노는 바로 자크 페렝의 친아들인 막상스 페렝이다.
영화 <코라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1945년에 제작되었던 영화 <나이팅게일의 새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개봉이 되자마자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순식간에 수천만 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눈물을 자아내게 했다. 또한 모든 세계 언론들도 일제히 이 영화를 가리켜 “순수한 영혼의 울림“ ”거대한 하모니로 엮어진 합창곡과 같은 영화“ 등 격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에 재수입하여 상영하였을 때 무려 9백만 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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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적인 음악지휘자 피에르 모항쥬는 미국공연 중간 휴식시간에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 프랑스에 계신 어머님의 별세소식이였다. 이에 피에르는 공연을 마치고 즉시 프랑스 어머니 장례식장으로 직행한다. 장례식을 모두 끝내고 세찬 비소리를 들으며 호텔에서 홀로 깊은 추억에 잠겨있을 때 자기와 같은 또래 중년의 남자가 찾아온다. 알고보니 50년 전에 헤어졌던 ”퐁드레탕“이라는 학교에서 함께 공부했던 페피노였다.
50여년 만에 동창을 만난 피에르는 잊지못할 클레몽 마티유 선생님의 안부를 묻는다. 이에 페피노는 빛바랜 단체사진 한 장과 함께 낡은 일기장 한권을 피에르에게 건네준다. 그 일기장은 바로 마티유 선생님께서 그 시절 “퐁드레탕” 학교로 부임해온 첫날부터 써온 일기장이였다. 피에르는 그 일기장을 펼쳐 읽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어렸을 적 그 가난 속에서 상처받고 방황하던 자신의 모습과 그런 자신을 보듬어주시고 음악을 가르쳐주신 클레몽 마티유 선생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그 일기장 속에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플래시 백(Flash back) 기법으로 마티유 선생님이 초라한 시골 기숙학교 ‘퐁드레탕’에 부임하는 장면으로 이동된다. “종전 후 나는 여러 직장을 전전한 끝에 결국은 막다른 곳까지 오게 되었다.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최저 보육 기숙학교 ‘퐁드레탕(연못바닥)’ 그 이름과 같은 뉘앙스의 최저란 말이 나랑 너무도 잘 맞는다” 로 시작된 일기장. 그 일기장 속에는 그 시절 그가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퐁드레탕’은 전쟁의 폐허 속에 부모를 잃은 고아, 또는 가난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가족들과 헤어져 지내야만 하는 아이들이 기숙했던 학교였다. 때문에 아이들은 사랑과 가난에 굶주려 제 멋대로이고 절도와 폭력 그리고 정서적 행동장애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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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에게 “액시옹(작용)에는 리액시옹(반작용)”이란 비교육적인 구호를 외치며 일벌백계로 학생을 다스리는 마치 교도소장과도 같은 교장. 그리고 군림하는 엄한 교장 앞에 맹종하며 비우나 맞추는 무기력한 교사들. 이렇듯 “퐁드레탕”은 학교 이름처럼 마치 물이 말라 텅빈 부스러진 진흙 바닥만 드러낸 것처럼 모두가 메말라 있었고 순수함이라고는 찾아볼 길 없는 거칠고 명령과 체벌만 있는 학교였던 것이다.
하지만 마티유 선생님은 그 자신이 음악인생을 꿈꾸었지만 인정받지 못한 실패한 작곡가로서 이 곳이 나의 최적의 일터라고 생각하며 부임 첫날부터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헤프닝에 자신을 적응시켜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잠을 자지않고 자신을 비꼬는 ‘배불뚝이 대머리 꼰대 마티유’라는 노래를 지어 만들어 깔깔대며 부르는 아이들의 노래 소리를 우연히 듣게된다. 이에 무언가에 홀린 듯 마티유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다가가서가 더 크게 불러보라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을 놀린 죄로 체벌을 받을까봐 겁에 질려있는 아이들에게 ‘겁먹지말고 어서 크게 방금 부른 노래를 불러보라’고 다시 권하는 마티유 선생님.
그는 그 날 밤,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었는 아이들에게도 노래가 있구나 하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이 후 다음날부터 마티유 선생님은 음치와 다를 바 없었던 아이들에게 파트를 정해주고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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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 대해서 바라티에 감독은 “영화가 세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변화시키는 동기는 부여할 수 있다”고 믿고 그런 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장면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체벌보다는 사랑의 대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마티유 선생님은 하나 된 마음으로 함께 노래 부르는 합창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전쟁 중에 아빠 엄마를 잃고 누군가가 위로하느라고 건네준 ”네가 울지않고 “퐁드레탕”에 있으면 토요일에 너의 아빠가 너를 찾으러 올거라는 말만을 믿고 매주 토요일 마다 아빠를 기다리며 학교 정문 앞에 서있는 어린 ‘페피노’. 그런가 하면 아빠의 죽음과 밤낮없이 일을 해야하는 가난한 엄마와의 이별에 격분하여 비행청소년으로 자라 여러 학교를 전전하던 ‘모항쥬’ 그리고 각자의 가슴 속에 슬픈 기억들을 안고 살아가는 이 어린아이들에게는 사랑의 대화가 필요했다.
마티유선생님은 그런 그들에게 자신 만이라도 노래를 통해 이 아이들의 아픔을 감싸안기로 결심한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거칠었던 아이들은 합창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슬픈 사연을 노래를 통해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삶의 정도를 회복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진정한 교육이란 특별한 사람이 특별한 기술을 구사하는 방법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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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 후 많은 이야기와 눈물을 보여주지만 마지막 엔딩장면에서는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명장면으로 우리의 눈물을 멈출 수 없게한다. 교장 앞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액시옹(작용)에는 리액시옹(반작용)”이 아닌 사랑의 돌봄이라는 직언을 하고 해고당해 떠나는 메티유 선생님에게 창문 밖으로 아이들이 사랑한다는 내용을 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장면이다.
그리고 아빠를 그리워하던 어린 페피노가 낙엽지는 길가에서 선생님을 따라가겠다는 눈물에 그를 안고 버스를 타고 떠나는 장면 또한 눈물이다.
영화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메티유 선생님의 덕분으로 세계적인 음악지휘자가 된 피에르 모향쥬는 선생님의 이름을 외쳐부르지만 이미 고인이된 선생님. 여기서 우리는 시드니포이티에가 출연했던 “언제나 마음은 태양”이라는 사제간 아름다운 이별이야기가 다시금 기억난다. <코러스>는 아마도 그 이상의 감동을 가져다 줄 것이다. <코러스>는 꿈을 잃은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꿈을 심어주는 한 교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매우 감동적인 영화로서 가족들이 꼭 함께 감상하기를 강추하는 바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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