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녹조로 뒤덮인 백제보 수문 개방 시급, 농민들 대책 없는 개방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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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녹조로 뒤덮인 백제보 수문 개방 시급, 농민들 대책 없는 개방 반대

  • 승인 2018-08-12 11:49
  • 수정 2018-08-12 15:51
  • 신문게재 2018-08-13 3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백제보 녹조
백제보 일대가 녹조로 뒤덮인 가운데 지난 10일 수자원 공사가 설치한 녹조 정화 수차가 돌고 있다.

 

 

폭염으로 금강일대 녹조가 심화대고 있는 가운데 금강의 세 개보 녹조 상태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금강일대에 설치된 3개의 보 가운데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와 세종보는 개방전에 비해 녹조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10일 금강일대 녹조 실태 항공촬영 결과 공주보에서 녹조띠가 발견됐지만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경미한 수준이었다. 공주보가 개방되면서 물속에 잠겨있던 물길이 드러나고 모래톱이 쌓이고 있는 재자연화 현상도 빨라지고 있었다. 재자연화 현상은 세종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보 개방이후 수량은 확연히 줄었지만 고여 있던 물이 빠져나가면서 자갈밭과 모래톱이 되살아나며 보 설치 이전의 모습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강 중앙에 있는 모래톱을 확인한 결과 짐승들의 발자국과 새들의 흔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세종보의 생태계가 자연 회복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개방된 세종보, 공주보와는 달리 백제보는 여전히 수문이 닫혀 있었다. 백제보 상류는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백제보로 흘러드는 소쟁이천의 녹조는 물감 수준을 넘어 곤죽에 가까운 상태였다. 수자원공사에서는 지난주부터 정화용 수차10대를 동원해 수질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차 주변만 녹조가 옅어질 뿐 큰 효과는 없어 보였다. 취재에 동행한 대전충남녹색연합 양준혁 간사는 "수차는 녹조를 일시적으로 흐트러트릴 뿐 수질개선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문을 개방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제보 전망대 주변에는 백제보 수문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백제보를 개방할 경우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수막재배가 대부분인 백제보 인근 농가가 직격탄을 맞는다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물을 뿌려 비닐하우스의 온도를 유지해야하는 농법 특성상 지하수의 지속적인 공급은 필수적이다. 농민들은 "수문개방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농업용수 확보에 대한 대책 없는 개방은 반대한다"며 "정부가 농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린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강하류 웅포대교 역시 해마다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웅포대교 일대는 주변 농경지와 습지 강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녹색으로 뒤덮인 상태였다. 폭염 때문인지 주변에 설치된 수상 레포츠 시설과 산책로는 인적이 거의 없었다. 악취도 여전했다. 양준혁 간사는 "백제보와 금강하굿둑의 영향을 함께 받는 지역"이라며 "녹조가 6월부터 시작해 9월까지 지속된다"고 말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개방된 공주보, 세종보, 백제보 등 세 개 보 수문과 금강하굿둑까지 상시 개방하여 금강이 온전하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며 "생태계가 파괴된 4대강의 완전한 재자연화를 위해 정부가 하루빨리 4대강 보의 처리방안을 결정할 때"라고 입장을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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