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나는 어떤 대화의 기술을?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심리 톡] 나는 어떤 대화의 기술을?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승인 2019-10-1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현재 나는 어떤 대화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가?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관계를 배우게 된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따뜻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그 이야기가 즐거운 일이면 더욱 좋다. 조금 속상했던 일 중에서 아이에게 말해도 될 만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오늘 무엇을 하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야기해준다면 아이도 똑같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질문은 이렇다.

"급식 시간에 먹기 힘든 반찬은 없었어?", "친구랑 놀 때 속상한 점은 없었어?", "OO시간에 지루하지 않았니?", "그랬구나.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고맙거나 감사하다고 느낀 점이 있니?", "이상하거나 신기한 점이 있었니?"



말을 잘 하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물어본다. "엄마가 혼낼까 봐, 실망할까 봐 말하기가 어려운가 보구나.", "네가 말을 안 하면 엄마는 더 속상하고 답답할 거야.", "어린이는 속상한 거, 실수한 거 다 말하는 거야.", "울어도 되고 가끔 투정을 부리는 것도 좋아.", "무슨 말을 해도 엄마는 다 이해해.", "네가 말한 것 때문에 엄마가 조금 놀라거나 속상할 수도 있지만 괜찮아.",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거니까 용기를 내서 말했으면 좋겠어.",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질 거야."

아이가 자라는 속도에 맞춰 부모도 아이를 대하는 말이 달라져야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은 몸도 커지고 키도 자라는 만큼 마음도 자라게 된다. 몸이 자라면 아이의 몸에 맞게 옷을 입히게 되고 먹는 음식의 양도 달라지게 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부모들이 늘 지시하고 설명하고 훈계하고 충고하는 태도로 거의 같은 말만 한다면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예를 들면, 4살 때도 손 씻고 밥 먹어라. 고등학생 아이한테도 손 씻고 밥 먹어라. 때에 맞는 대화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먹고 자란다.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의 모습'을 부모는 아이에게 강요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들으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소중한지,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 알게 된다. 부모로부터 "넌 잘 될 거야. 다 괜찮아. 넌 열심히 하는 아이구나. 멋지구나"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자신은 아주 멋지고 언젠가 잘될 거란 자기 암시를 하게 된다.

반대로 "네가 그렇지 뭐. 실망이야. 나중에 뭐가 될래?"라는 말을 들은 아이는 '내가 그렇지 뭐. 난 원래 그래' 하며 스스로 부정적인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부모의 표정과 몸짓, 목소리 등 비언어적인 태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아이들은 빠르게 반응한다. 어쩌면 말로 표현하는 언어보다 더 강력하다. 부모가 전달하는 정서적인 언어는 아이들의 정서적 경험에 가장 중요하다. 밝은 표정과 목소리와 더불어 긍정적인 언어를 겸하여 대화를 이끌어 간다면 아이의 성장에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만약, 아이를 실컷 혼내고 윽박지른 다음에 "나중에 엄마한테 고마워할 거야"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정말 나중에 아이가 고마워할까?

아이의 마음 속에는 고마움보다는 서운함과 원망, 분노가 자리 잡게 된다. 부모가 주는 상처와 스트레스로 아이는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누구나 상처 주는 말은 가슴에 콕 박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치유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늘 좋은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아이와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아이가 커갈수록 대화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훈련이 되지 않는 아이일수록 사춘기가 되면 부모와의 관계가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충남 통합논의"…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2.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3. '물리적 충돌·노노갈등까지' 대전교육청 공무직 파업 장기화… 교육감 책임론
  4. 대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열려
  5.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1. 대전충남 행정통합 발걸음이 빨라진다
  2. 이대통령의 우주청 분리구조 언급에 대전 연구중심 역할 커질까
  3. 대전 동구, '어린이 눈썰매장'… 24일 본격 개장
  4. [기고] 한화이글스 불꽃쇼와 무기산업의 도시 대전
  5. 대전연구원 신임 원장에 최진혁 충남대 명예교수

헤드라인 뉴스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10·15부동산 대책 2개월째 지방은 여전히 침체… "지방 위한 정책 마련 필요" 목소리

정부 10·15 정책이 발표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지방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 3단계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예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12월 8일 기준)을 보면, 수도권은 2.91% 오른 반면, 지방은 1.21%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8.0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대전은 2.15% 하락했다. 가장 하락세가 큰 곳은 대구(-3...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제2문화예술복합단지대·국현 대전관… 대형 문화시설 '엇갈린 진척도'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내란특검, 윤석열·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 충청 대거 기소

12·3 비상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충청 출신 인사들이 대거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8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진석·박종준·김성훈·문상호·노상원 등 충청 인사 기소=6월 18일 출범한 특검팀은 그동안 모두 249건의 사건을 접수해 215건을 처분하고 남은 34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넘겼다. 우선 윤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대전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헌혈이 필요해’ ‘헌혈이 필요해’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