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살롱]망중한(忙中閑)의 미학, 콜라주로 재탄생하다

  • 문화
  • 백영주의 명화살롱

[명화살롱]망중한(忙中閑)의 미학, 콜라주로 재탄생하다

[백영주의 명화살롱]아서 도브, 낚시

  • 승인 2016-06-04 17:09
  • 백영주 갤러리 '봄' 관장백영주 갤러리 '봄' 관장
▲<낚시>, 1925, 도브
▲<낚시>, 1925, 도브


해안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바다 한가운데 찌를 내려놓고 시간을 보내는 낚시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 워싱턴 왈라왈라에서 본 낚시 풍경이 곧이어 들어간 필립스 콜렉션 속 아서 도브의 <낚시>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이어졌다.

미국 태생의 아서 도브는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잇는 풍경을 재해석해서 화폭에 담아냈는데, 그가 담아낸 이색적인 풍경은 감상자들에게 즐겁고 이색적인 감각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역동적인 구도 속에서도 그만이 가진 특유의 위트가 빛난다.

<낚시>는 화사한 자연광이 데님 소재로 변주되어 모던아트로 탈바꿈한 형태다. 미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였던 도브는 야수파, 특히 앙리 마티스의 입체주의와 다다이즘에 영감을 받았다. 칸딘스키의 초기 추상뿐 아니라,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조지아 오키프, 막스 베버, 알프레드 마우어 같은 친구들도 그에게 영감을 주었다.

도브는 파리 여행을 다녀온 후 1910년에 고향 미국으로 돌아와 추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는 칸딘스키의 추상을 떠올리며 색을 수정하고 윤곽선을 들어내면서 자연의 형태를 축소했다. 1920년대 초부터 그는 <낚시>에 보이는 대나무, 천, 나무처럼 다양한 재료로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냈다. 당시 유럽 다다 작가들의 콜라주를 알고 있던 그는 1920년대에 부흥기를 맞이한 미국 민속예술에도 관심을 가졌다.

<낚시>는 미국 오지 느낌이 난다. 도브는 늘 부두에 앉아 낚시하는 흑인들에서 작품이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데님 셔츠에서 자른 소매는 낚시하는 이들이 주로 입은 옷을 나타내고, 사방으로 퍼지는 대나무 조각은 낚싯대를 상징한다. 배열된 재료들은 햇빛과 손가락 같은 자연요소와 신체를 어렴풋이 상징한다. 특히 맨 윗부분의 활 모양 대나무는 물로 뻗어나가는 낚싯대의 강렬한 커브를 표현해 작품의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 <기차를 타고 본 통밀밭>, 1931, 도브
▲ <기차를 타고 본 통밀밭>, 1931, 도브

도브는 미국에서 최초로 순수추상화를 제작한 화가다. 자연에서 본질적인 형태를 채택했던 그는 자신의 방식을 ‘추출’이라고 불렀다. 그 느낌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기차를 타고 본 통밀밭> 등이 있다. <낚시>에서 사용된 콜라주 외에도 도브는 종종 손으로 섞은 유화물감이나 템페라를 에멀전 왁스나 콜라주에 도입하면서 다양한 매체의 기법을 실험하곤 했다.

같은 시간대에서 같은 장소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도브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통밀밭처럼 생명력이 넘쳐 보였던 적도 있고, 부둣가의 흑인들에게서 뜻모를 애수를 읽었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순간이라도 특징을 잡아내 본인만의 개성으로 단순화해 재탄생시킨 도브의 감각과 감정이 차별화를 가능케 했다.

/백영주 갤러리 '봄' 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 “이런 정체는 처음"… 원촌육교 공사에 출근길 마비
  2. 네거티브 난무 공천 후폭풍도…지방선거 충청 경선 과열
  3. 대전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경선, 성광진 후보 승리 "책임지는 교육감 될 것"
  4. "소방훈련은 서류상 형식적으로" 대전경찰 안전공업 늦은 대피 원인 '정조준'
  5. 특성화 인센티브에 D등급 신설까지… 충청권 대학 혁신지원사업 '촉각'
  1. 혐오가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2. 대전 결혼서비스 비용 평균 2%대 상승... 신혼부부 부담 가중
  3. 대전교도소 신임 김재술 소장 취임…"신뢰하고 존중하는 문화" 강조
  4. 대전둔산경찰서, 요식업체 등 노쇼 피해 예방 추진
  5. 대전 최대 규모 3D프린터 도입 배재대…전문 인력 양성 추진

헤드라인 뉴스


행정수도법 심사 지연에 지역 정치권 단일대오 "조속히 처리하라"

행정수도법 심사 지연에 지역 정치권 단일대오 "조속히 처리하라"

명실상부한 '세종시=행정수도'를 규정하는 특별법 제정이 지연되자 지역 정치권이 단일 대오를 형성,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세종 행정수도 완성이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적 과업인 만큼, 심사를 미뤄선 안 된다는 지적이 여야를 떠나 한목소리로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국회 등에 따르면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행정수도법) 총 5건이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심사를 받지 못했다. 모두 65개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행정수도법은 60번째 이후 안건으로 배정되면서 후순위로..

천변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교통 대란... 당분간 지속될 듯
천변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교통 대란... 당분간 지속될 듯

대전시가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신탄진 방향 원촌육교 주변 긴급 옹벽 공사로, 차량을 전면 통제하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갑작스런 전면통제에 주변은 물론 대전시내 일대에서 출퇴근 시민들이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으며, 뚜렷한 대책이 없어 공사 기간 1달 간 교통 체증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민범 대전시 철도건설국장은 3월 31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전시는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원촌육교 일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보강토 옹벽 긴급 보수보강 공사'에 긴급하게 착수했다"면서 "공사로 인한 통제구간은 한밭대로 진입부 ~..

고유가 피해지원금 비수도권 15만원·소상공인·산업 지원도 강화
고유가 피해지원금 비수도권 15만원·소상공인·산업 지원도 강화

중동 정세 장기화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소득 하위 70%와 차상위 계층 등 모두 3580만명의 국민에게 고유가 피해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3월 3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는 모두 26조 200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고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유가 부담경감을 위해 10조 1000억원, 저소득층·소상공인·취약노동자·청년 등 지원 2조 8000억원, 에너지·신산업 전환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2조 6000억원, 지방정부 투자 여력 확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대덕구청 재난상황실 도로상황 예의주시

  •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출근길 대란 대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긴급 통제에 출근길 대란

  •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예비후보들 얼굴 알리기 ‘분주’

  • 가로수 가지치기 가로수 가지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