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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러 지인들과의 대화 속에서 현대인들의 삶의 특징 중 하나가 감성결핍이라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순수한 감정을 자극시켜 부족한 우리들의 감정지수를 높여주기 위한 영화 한 편을 소개해본다.
이 영화는 우리의 영혼을 정제하는 맑고 순수한 사랑의 감동을 제공한다! 심야에 라디오 음악을 들으며 써보았던 연애편지, 누군가의 집 앞에서 서성이며 가슴 졸였던 기다림의 시간들, 그러한 경험들에 대한 그 시절의 애틋함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평생 그리움을 가슴에 묻어둘 수 있는 지속적인 사랑의 감성. 스치는 바람에도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로서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러한 감성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제공해주는 우리의 어린 시절 첫사랑의 이야기이다.
순수한 사랑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 순수의 경험이 내 인생 어느 지점에 존재해 있는지 이 영화를 통해서 그 시절의 추억여행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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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미의 대명사 격으로 데뷔한 손예진과 순수함의 이미지로 다시 나타난 조승우 그리고 약간 미성숙된 연기이지만 청춘들에게는 로망이었던 조인성 이 세 청춘스타들이 우리들의 추억 속 인물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온다. 영화 <클래식>은 벌써 제작된지 15년의 세월이 흘렸지만 여전히 우리의 가슴에 감동을 안겨주고 메거진 [무비톱10]에서 당신을 사랑에 빠지게 만든 한국 로맨스 영화 TOP 9에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클래식”을 연출한 감독은 1989년 <비오는 날의 수채화>로 데뷔하여 <엽기적인 그녀> <싸이보그 그녀><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등 수많은 흥행작품을 만들어낸 곽재용 감독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혜(손예진 분)는 밝고 쾌활한 여대생이다. 어느 날 엄마가 없는 빈 집안을 청소하던 중 다락방에서 지혜는 우연히 엄마가 보관해오던 오래된 낡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 상자는 바로 엄마 주희(역시 손예진 분)의 첫사랑의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비밀상자였다. 호기심에 그 비밀상자 속에 담겨져 있던 엄마의 낡은 일기장과 편지들을 꺼내 읽어가던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알게 된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댁에 간 준하(조승우 분)는 그곳에서 예쁜 주희를 만나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호기심 많은 주희 역시 착하고 순진한 준하에게 호감을 가지고 은밀하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줄 것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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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준하와 주희는 마치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와 같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배가 떠내려가는 바람에 원두막에서 비를 피하여 수박서리를 해먹고, 논길을 달리다가 다리를 삐끗한 주희를 업고 먼길로 돌아가는 준하, 그들 위에 만들어진 아름다운 무지개. 또 가까스로 구한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느며 그 어둠 속에서 반딧불이를 잡아 주희에게 선사하면서 느끼는 첫사랑의 감정 그러나 늦은 귀가 시간에 주희를 찾아나선 동네사람들과 집안 어른에 의해 둘은 헤어지게 된다. 주희는 이 일로 집안 어른들로 부터 심한 꾸중을 듣고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방학이 끝나고 역시 수원에 있는 학교로 돌아온 준하는 친구 태수에게 연애편지의 대필을 부탁받는데, 상대가 주희란 사실에 깜짝 놀란다. 하지만 태수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태수의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희에게 편지를 쓴다. 그러다가 태수를 따라 주희네 학교를 간 준하는 학교 학예회에서 피아노연주를 하는 주희를 다시 만나게 되고 다시 시작된 주희와 준하의 사랑.
그러나 국회의원인 주희의 아빠와 사업가인 태수의 아빠가 약조하여 맺어진 언약 속에서 태수는 주희를 사랑하지만 주희와 준하의 사랑을 알게된 태수는 자살을 시도하고 이로 인해 결국 그들을 떠나는 준하, 그런 시간 속에서 대학생이 된 그들, 어느 날 주희의 사랑을 잊으려고 자원입대한 준하는 맹호부대로 월남파병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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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실을 알게된 주희는 준하를 찾아 역으로 달려가서 기차에 타고 있던 준하를 찾아 자신의 목걸이를 건네주며 “꼭 살아 돌아와야 돼”하며 눈물을 흘리며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월남전에서 실명하게 된 준하. 몇 해가 지나고 성인으로서 다시 만나게되는 준하와 주희. 준하는 주희의 행복을 위해 주희에게 결혼을 했노라고 속이고 또 눈먼 사실조차 숨긴 채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지만 실수로 주희에게 들키고 만다.
그리고 눈물로 주희 곁을 떠나는 준하. 오랜 시간 후 두 사람은 각자의 인생길에서 준하는 아들을 낳은 후 죽고 태수와 결혼한 주희 역시 예쁜 딸을 낳고 살지만 미망인이 된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의 운명적 사랑을 '우연'으로 가장하고 다시 전개한다. 준하의 아들 상민(조인성 분)과 주희의 딸 지혜가 같은 대학캠퍼스에서 만나 똑같은 사랑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영화 <클래식>이 관객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게된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아름다운 영상미와 더불어 한편의 수채화 같은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을 담은 사운드트랙으로서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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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주인공 지혜와 상민이가 함께 상민의 겉옷을 뒤집어쓰고 빗속을 뛰어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을 비롯하여 현악기로 편곡된 ‘Swinging Blue Jeans’의 곡
그리고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관객들에게 영화의 애잔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며 또 한번 감성적인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감미롭게 가슴에 다가오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있다.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거야." "우산이 있는데 비를 맞는 사람이 어디 저 하나뿐인가요?" "나 어때 보여?... 나 지금 울고 있어, 눈물 안 보여? 왜 숨겼어 앞을 못 본다는거…"
신예 손예진의 때묻지 않은 청순한 목소리와 순수 그 자체인 조승우의 감성적인 명대사가 일품이다. 1960~70년대와 현재라는 30여 년의 시간차를 넘나들며 보여주는 사랑 이야기. 일상적인 삶의 무게에 눌려 가슴에 묻혀두고 있는 사랑의 감성을 회복하시라고 권하는 이 오월의 선물 영화<클래식> 꼭 감상을 바랍니다□
도완석 연극평론가/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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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완석 연극평론가/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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