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보문산 을유해방기념비를 대전역 광장으로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보문산 을유해방기념비를 대전역 광장으로

안여종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 승인 2018-03-26 10:13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2018022001001652800074151
안여종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일제강점기(1910-1945)는 우리 민족에게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식민통치를 당한 잊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이다. 일제는 조선의 사회·경제적 수탈을 넘어 민족을 말살하려하였다.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에 징병, 징용, 위안부를 동원했던 식민통치는 우리 민족의 더 강한 저항과 해방을 기원하는 독립운동으로 승화되었다.

이제 2019년 3월 1일 이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전에서도 대전장(현 인동시장)이나 유성장에서 만세운동이 있었고 회덕과 진잠 등 대전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전개되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야 하지만 이 운동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즉,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도 함께 기리는 행사가 준비될 것이다.

위와 관련한 전국적인 기념행사도 있겠지만 마침 2019년은 대전시 70년, 광역시 3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전시는 이를 기념하고 문화관광 도시 대전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전 시민이 참여하고 준비하는 '대전 방문의 해'를 설정하고 홍보와 다양한 관광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대전시의 노력에 의미 있는 사업 하나를 제안하고자 한다. 요지는 이렇다. 보문산에 있는 을유해방기념비를 다시 대전역 광장에 세우자는 것이다. 이는 원도심에서 대전의 도시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아이템이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대전역 광장에 을유해방기념비 이전 사업은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을 오래 간직하고 의미를 되새기며 진정한 독립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해방 1년 후인 1946년 '을유팔원십오일기렴'이라 새긴 해방기념비를 세웠다. 기념비 건립은 당시 증언을 종합하면 대전부민의 성금과 물품을 거두어 1000여명이 참석해 대전역 광장에 해태상 한 쌍과 함께 건립하였다고 한다. 당시 한자로 비석에 글씨는 새기는 관행과 달리 한글로 새겨 놓은 것은 파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글씨의 주인공은 당시 '이문사(以文社)'라는 인쇄소를 운영하던 동초(東樵) 이기복(李基福) 선생께서 비문을 썼다고 전해진다.

을유해방기념비는 1971년 8월 보문산으로 이전하였고 현재 보문산숲치유센터 부근 산자락에 세워져 있다. 아니 방치되어 있다. 보문산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방기념비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수십년 동안 대전에 살았다는 사람들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한다. 만약에 이 비석이 대전역 광장에 계속 세워져 있었다면 해방기념비의 존재를 대전 시민들이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해방기념비 관련하여 전국적인 현황을 살펴보았다. 놀라운 사실은 전국 10여 곳 지역만이 각기 다르게 해방, 광복, 독립 기념비라는 이름으로 1945년의 광복을 기리는 기념비나 식수한 나무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전은 가장 많은 현 보문산의 을유해방기념비와 유성초의 해방기념비, 유성구 세동의 광복기념 식수(느티나무) 등 3건이나 확인되었다. 특히 을유해방기념비처럼 한글로 해태상과 함께 격조 있고 큰 규모의 해방기념비는 전국에서 유일할 정도이며, 기념비의 다양한 가치는 당시 대전부민들의 정성과 염원, 되찾은 조국에 대한 기대 등이 깊게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019년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우 뜻 깊은 해이다. 대전시의 멋진 이벤트가 필요하다. 전국에서 가장 멋지고 의미 있는 해방기념비를 세운 도시가 대전이다. 당시 대전부민들에게 정말로 미안한 마음이다. 1945년 을유년 해방을 기념하기 위해 1년 뒤인 1946년 8월 15일 대전역 광장에 세운 마음으로, 현재의 대전시민들이 2019년 8월 15일 대전역 광장에 모여 을유해방기념비를 다시 세웠으면 한다.

안여종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영원한 2인자' 고 김종필 탄생 100주년, 중용·통합의 정신 기린다
  2.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3.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4.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5.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1. 판사 낭독 착오로 ‘징역 8년→8개월’… 144억 전세사기범 항소심서 다시 징역 8년
  2. 1조2천억 필수의료 특별회계 곧 시행…"우선순위 논의 시민협의체 필요"
  3. 생활고 이유 대전서 초등생 딸 살해하려 한 부부… 검찰 징역 12년 구형
  4. 4년 만에 권력교체 된 충남도의회… 민주당 중심 원구성 윤곽
  5. [한성일이 만난 사람 기획특집]'성종상 서울대 교수와 함께 하는 영국 정원문화 답사' 2편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시장임기 일치조례’ 첫 적용 임박 논란 증폭

대전시 ‘시장임기 일치조례’ 첫 적용 임박 논란 증폭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전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장들이 대거 교체되는 가운데, 시장과 기관장 임기를 맞춘 현행 조례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장 교체기 마다 불거졌던 전 현직 인사 갈등 해소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시장 임기에 맞춰 기관장이 교체되는 구조가 부작용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정 발전을 위해 전문성이 최우선 돼야 하다는 자리지만 이른바 '선거 공신'들의 낙하산 인사 자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관련 조례 적용으로 민선 8기 이장우 시장과 임기를 함께..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6·3 지방선거 기간 대전·세종 장애인 투표 과정서 혼선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 기간 대전·세종 지역 장애인 투표 과정에서도 선관위 준비·대응 미숙으로 혼선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의원실(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지난 지선 기간 시각장애인 민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6개 지역에서 투표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대전의 한 투표소에선 투표보조용구 점자 오탈자로 시각 장애인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에선 투표보조 제도 안내 당시 직원이 시각장애 선거인이 아닌 동행인에게 안..

2027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에 소상공인 `탄식`... "처지 외면한 처사" 비판
2027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부결에 소상공인 '탄식'... "처지 외면한 처사" 비판

2027년 최저임금을 업종별 차등 적용안이 최저임금위원회 표결 끝에 무산되면서 소상공인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경기 상황에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 등은 다른 업종보다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해야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상공인들의 처지를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달리 적용할지를 놓고 표결했지만,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로 출석위원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됐다. 노사는 최저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나라를 위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