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여자]긍정적인 밥- 함민복

  • 전국

[시 읽는 여자]긍정적인 밥- 함민복

  • 승인 2018-06-22 09:00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GettyImages-a10369505 (1)
게티이미지 뱅크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밥만 먹으면 낫는다. 밥을 잘 먹어야 감기도 뚝 떨어진다." 엄마에겐 밥이 보약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밥이 살아갈 동력인 셈이다. 감기에 걸려도, 몸살이 나서 하룻밤 끙끙 앓으면서도 다음날 새벽 어김없이 일어나 밥을 지었다. 학교 가는 자식들 도시락을 몇 개나 싸야 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저 식구들 먹일 밥 생각밖에 없는 양반이었다. '밥심'으로 산다는 옛 어른들 말이 있잖은가. 우리에게 밥은 어떤 존재일까.

나는 밥이 좋다. 밥이 정말 맛있다. 금방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사발 가득 푼 뽀얀 밥을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밥이 맛있는 백반집을 자꾸 찾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각하면 삶은 참 단순하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이 흔들리고 무르익은 석류가 때가 되면 입을 쩍 벌리 듯 우주의 이치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졸리면 잘 수 있고 배가 고프면 먹을 음식이 앞에 있으면 바랄 게 뭐가 있을까. 밥 한끼 먹을 수 있다는 게 눈물겹도록 고맙다. 농부의 딸인지라 세상 물정을 밥 한끼에 견주는 버릇이 있다. 피자 한 판 값이면 쌀이 얼만큼이지? 립스틱 하나면? 원피스 한 벌이면? 밥을 긍정하자. 가난한 시인의 마음처럼.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제천시장기 파크 골프대회 개막식서 항의 소동… 시장 축사 중단
  2. 천안시 노사민정협의회·한국노총 천안지역지부, 지역사회 나눔에 한 뜻
  3. 천안시 서북구,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인식개선 캠페인 나서
  4. 나눔명문기업 드림낚시, 충남·천안지역 취약계층 위해 후원식품 등 나눔
  5. 하이트진로㈜ 천안지점, 천안지역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1.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평생학습 작품 전시회 운영
  2. [공주다문화] 새우젓, 김장김치에 빠질 수 없는 감칠맛 최고봉
  3. <속보>계룡산성 출토 명문기와, 대전 상대동유적 제작 가능성
  4. [공주다문화] 한국전력공사 공주청양지사, 추석 명절 맞아 공주시가족센터에 온정의 식료품 키트 후원
  5. [공주다문화] 한국에 인기 있는 중국 요리 유린기

헤드라인 뉴스


[기로에 선 행정수도] 한몸이었던 행정수도·혁신도시, 국가적 과업 완성할 때

[기로에 선 행정수도] 한몸이었던 행정수도·혁신도시, 국가적 과업 완성할 때

수도권에 집중된 정치와 행정의 중추 기능을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해 추진된 세종 행정수도 건설. 그러나 관습헌법상 '서울이 수도'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멈춰 섰고, 20여 년이 지나서야 다시금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11일 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한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의 축조심사가 예정되면서다. 시간은 많지 않다. 향후 예상되는 정치적 여건과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기관 이전 정책 등 상황에 비춰볼 때, 특별법 제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골든타임'을 맞이한 상황이다. 특히 헌법이 정한 정기국회 시한이 불..

<속보>계룡산성 출토 명문기와, 대전 상대동유적 제작 가능성
<속보>계룡산성 출토 명문기와, 대전 상대동유적 제작 가능성

계룡산성에서 발견되는 기와가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선 대전 유성구 상대동 유적에서 제조돼 공급되었을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김기민 부경문물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국립공원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와 국립공주박물관이 함께 지난 4일 개최한 '계룡산 학술발표회'에서 계룡산성에서 출토된 기와와 수막새 등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계룡산성에서는 현재까지 글자가 적힌 103점의 명문기와가 수집되었고, 토기 외면에 포목이나 직물 등을 대고 두드려 문양을 낸 타날문양 기와가 대다수인데 타날문양의 종류는 46개 형식에 이른다. 수집된 기와 대부분 파..

[수능 D-10] 국어·수학 변별력 유지 전망, 막판 시간 관리 중요
[수능 D-10] 국어·수학 변별력 유지 전망, 막판 시간 관리 중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어와 수학이 올해도 변별력 있게 출제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취약 영역을 점검하고 실전 시간 관리와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2027학년도 수능 D-10 전략'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 모두 변별력 있는 출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어는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2023학년도를 제외한 4년간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5년 연속 변별력 있는 출제 흐름을 이어왔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국제 와인엑스포 ‘북적’ 대전 국제 와인엑스포 ‘북적’

  •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깊어가는 가을과 낙엽

  •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난방용품 판매 준비 분주

  • 울긋불긋 물든 도심 울긋불긋 물든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