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준비하는 시대..잘 사는 것만큼 중요하다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죽음 준비하는 시대..잘 사는 것만큼 중요하다

임종 환자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 법 지난해부터 시행
고통 감소, 존엄한 죽음 측면서 웰다잉(Well-Dying)법으로 불려
"100% 확실한 죽음, 왜 10%도 준비 안하나"

  • 승인 2019-05-21 16:10
  • 신문게재 2019-05-20 16면
  • 유희성 기자유희성 기자
KakaoTalk_20190521_112618483
충남 홍성군에서 웰다잉 강의를 펼치고 있는 하희자 (사)대한웰다잉협회 홍성지부장. 하 지부장은 "100% 분명한 죽음을 위해 10%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두면 본인의 고통 해방, 가족의 죄책감 감소, 가족의 물질적 짐 감소, 의료진의 수고 감소, 국가의 부담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나와 가족의 고통을 덜고 스스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잘 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해졌다. 죽음을 당할 것인가, 맞이하고 준비할 것인가.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호스피스 완화 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을 시행 중이다. 이른바 웰다잉(Well-Dying)법. 임종 직전 환자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 게 이 법의 골자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다양한 의료행위로 치료효과 없이 임종 기간만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중단을 위해선 환자 본인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나 연명의료계획서를 미리 작성해두면 된다. 만 19세 이상이어야 하고 등록기관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해야 법적으로 유효하다. 지역 건강보험공단이나 대한웰다잉협회에 문의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상담 및 작성지원, 등록 업무 등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말기 환자는 임종을 앞두고 치료 과정에서도 의향서를 쓸 수 있다. 말기환자는 적극적 치료에도 회복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돼 담당 의사와 전문의 1명에게 수개월 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상 진단을 받은 환자를 말한다. 대상질환에는 제한이 없다.

연명의료의향서를 썼더라도 실제 적용하려면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있는 병원에서 사망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받아야 한다. 윤리위가 없는 병원이 많아 정부는 지난해 5월 전국 8개 의료기관 윤리위를 공용윤리위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연명의료법을 식물인간 상태에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1970년대, 대만은 2000년, 일본은 2007년부터 관련법을 시행했는데, 미국과 영국 등은 식물인간 상태까지 확대 시행 중이다.

연명의료를 중단해도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나 영양분, 물, 산소의 단순 공급 등은 중단, 보류할 수 없다.

KakaoTalk_20190521_112700206
충남 홍성군에서 웰다잉 강의를 펼치고 있는 하희자 (사)대한웰다잉협회 홍성지부장. 내포=유희성 기자
연간 전국 사망자 수는 28만 명. 이 중 75%는 의료기관에서 임종을 맞는다. 전문가들은 임종기 의료를 집착적 치료에서 돌봄으로 전환하고 호스피스 등의 시설을 늘려 편안한 임종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웰다잉협회는 대한노인회 홍성군지회(지회장 조화원) 주관으로 9명의 강사(회원)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어르신들께 준비하는 삶에 대해 강의를 펼치고 있다.

하희자 (사)대한웰다잉협회 홍성지부장은 "우리는 38%의 자동차사고 확률을 위해 100% 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100% 분명한 죽음을 위해서는 10%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두면 본인의 고통 해방, 가족의 죄책감 감소, 가족의 물질적 짐 감소, 의료진의 수고 감소, 국가의 부담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 지부장은 "준비하는 만큼 아름다운 이별을 맞이할 수 있고, 준비한 만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 헤어지는 준비를 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라며 "이별을 미리 연습해 두어야 하는데, 그중 용서와 화해가 가장 중요하다. 만남은 뜨겁게 이별은 아쉽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토·설사 초등학교 전교생 역학조사… 학생 7명 입원 치료 중
  2. [춘하추동]사회적인식과 다문화 수용성(acceptance)
  3. 사회복지 현장 맞춤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의기투합
  4. LG대전어린이집, 바자회 수익금 전달하며 따뜻한 나눔 실천
  5. 대학 '앵커' 사업 대전시·수행 대학 첫 성적표 받는다
  1. 월평정수장 주변 용출수 수돗물 영향 확인… 4곳 모두 소독부산물 나왔다
  2. [선거현장, 한 컷!] 선거인명부 작성
  3. AI 활용부터 학생 참여형 수업까지…대전 초등교실 변화
  4. 학비노조 투쟁 예고에 대전 학교 급식 현장 긴장
  5. [문화 톡] 김경희 작가의 개인전 '함께 빚어낸 결실, 두려움 없는 시작'

헤드라인 뉴스


‘월평정수장 용출수’ 소독부산물 검출돼 긴급 안전점검

‘월평정수장 용출수’ 소독부산물 검출돼 긴급 안전점검

대전시상수도사업본부는 월평정수장 후문 주변의 용출수에서 소독부산물이 검출되면서 원인조사와 수도시설물 실태점검에 나섰다. 정수장 내 고도정수처리시설 성능개량공사 과정에서 소량의 정수된 물이 유출돼 지하수와 혼입되었을 가능성을 함께 염두에 두고 있다. 대전상수도본부는 관련 보도 이후 시설·정수팀 직원과 공사감리업체, 본부 기술진이 참여해 배수지의 구조물 연결부에 대한 누수 탐사를 실시했다. 배수지는 정수를 마치고 각 가정에 공급하기 전에 저장하는 대규모 물 보관 시설이다. 이와 함께 응집침전지와 여과지 등 주요 정수시설과 고도정수처리..

[지선 D-20] 충청 지방권력 잡아라…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돌입
[지선 D-20] 충청 지방권력 잡아라…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돌입

6·3 지방선거 후보등록 기간이 14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가운데 여야가 충청권 지방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20일 동안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대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방정부까지 원팀으로 만들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집권 여당의 일당 독주만은 막아야 한다는 제1야당 국민의힘의 혈전이 불 보듯 뻔한 것이다. 동시에 충청권에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대전 충남 혁신도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등 각종 현안을 관철할 능력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종북부경찰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비로소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경찰청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원칙적 절차 이행을 통해 철저한 원점 재수사를 예고했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는 지난 5월 6일부터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 학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학대 사건의 전말은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에 입소한 40대 지적장애의 몸에 멍이 발견되면서 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시장 후보 등록하는 허태정, 이장우, 강희린 대전시장 후보 등록하는 허태정, 이장우, 강희린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