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노화와 치매의 중간지점 '경도인지장애'

  • 문화
  • 건강/의료

[건강] 노화와 치매의 중간지점 '경도인지장애'

■ 전문의 칼럼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소장(신경과 전문의)

  • 승인 2019-06-02 08:30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소장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소장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0년 7.2%로 '고령화사회'에 2017년 8월말에 14%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나이가 들수록 대부분의 질환은 발생과 이환이 증가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가 치매다. 많은 국가에서 치매질환에 대해 빠른 시기에 진단을 받고 이 질환에 걸린 후에도 일생의 남은 기간 적절한 치료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계획과 투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그러한 국가 중 하나이다.



치매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부각 되면서 최근에 관심을 받고 있는 개념이 경도인지장애이다. 경도인지장애란 인지기능장애는 있으나 사회적, 직업적으로 기능 손상이 없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객관적인 인지기능평가(신경심리검사)를 시행 시 같은 연령과 교육수준에 비해 인지기능이 유의한 수준 이하로 저하돼 있으나, 일상생활능력과 사회적인 역할수행이 가능하므로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에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를 비교적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계이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크게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와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로 분류한다. 경도인지장애의 아형 중에서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비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는 전두측두엽 치매나 레비소체 치매, 혈관 치매로 이행할 가능성이 크다.

경도인지장애는 진단명이 아닌 이질적인 임상 양상과 다양한 원인질환을 포함하는 증후군이다. 따라서 진단의 첫 번째 단계로 '경도인지장애'증후군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병력청취에서 환자 자식이나 가족이 인지기능장애를 호소하고,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장애가 있고, 전반적인 일상생활능력에는 뚜렷한 장애가 없어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 이러한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이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경도인지장애로 의심되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 정보를 포함한 자세한 병력청취, 신체진찰 및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하고, 인지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우울증의 감별 및 갑상선 질환이나 대사성질환에 대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그럼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어떠한 환자들이 치매로 갈 확률이 높을 걸까?

최근에는 치매로 이환될 위험도를 예측하는 생물표지자들이 계발되고 있는데 첫째, 뇌자기공명영상에서 해마나 내측두엽의 용적감소가 심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다.

둘째, 양전자단층촬영(FDG-PET)에서 측두엽과 두정엽 및 후띠다발이랑에 포도당대사 감소가 동반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정상인 환자보다 빠르게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한다.

셋째, 아포지질단백질 유전자형검사에서 아포지질단백질E 4형 보인자가 비보인자보다 빠르게 치매로 진행한다. 넷째, 뇌척수액검사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낮고 타우단백질이 증가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가 매우 높으나 국내에서는 뇌척수액검사가 침습적인 검사로 인식돼 일반적 검사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현재까지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멈출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은 없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널리 사용 중인 아세틸콜린에스터라아제억제제를 포함하여 항산화제나 비타민E, 소염제 등에 관한 임상연구 등에서 유의하게 인지기능을 개선하거나 치매로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비약물치료 중 인지중재치료가 인지기능 호전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고 유산소운동이 집중력, 전두엽 수행기능과 기억력을 다소 개선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철저한 혈관위험인자(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조절과 적절한 항혈전제 복용이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면서 인지기능장애 지연에도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장애는 아직도 확립된 개념이 아니라 진화하는 개념으로 치매로 진행할 위험성의 예측이나 적절한 진단과 치료방법 개발을 위해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더 효과적인 진단 및 치료방법이 나올 것을 기대해 본다.

대전우리병원 뇌신경센터 김희영 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2.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3.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4.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5.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