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한미동맹 흔들리면 '아무나 흔드는 나라'로 전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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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한미동맹 흔들리면 '아무나 흔드는 나라'로 전락한다.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 승인 2019-09-09 08:13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이정호교수
이정호 교수
21세기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에 공산주의 체제인 북한의 핵과 중국 패권주의의 부활이 중대한 도전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인 한국과 미국, 일본이 동맹으로 얽혀 함께 응전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현 정권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 발발하자 경제의 범위를 뛰어넘어,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지소미아 파기'라는 조치를 취하여 일본과 싸울 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반일(反日)을 위해 한국 안보와 경제, 외교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지대한 역할을 하는 세계 최강 동맹국 미국과의 갈등까지도 서슴지 않는 모양새다. 마치 19세기 말 조선이 반일을 위해 러시아와 밀착하였듯이.

당시 세계 최강이던 영국은 동북아로 지배권을 넓히고 있었고 미국도 태평양을 건너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다. 동북아에 대한 두 강대국의 이해는 부동항을 갖고자 하는 북극곰 러시아의 남하를 막는 것에 일치했다. 이때 조선의 집권자들이 세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아닌 당대 세계 최강 세력인 영국과 미국 편에 서서 개혁개방을 통한 부국강병을 꾀했어야 했다.

그러나 조선의 집권자들은 1884년 러시아와 조약을 맺었다. 이는 곧바로 러시아의 남진(南進)을 막고자하는 영국의 거문도 불법점령(1885년)을 야기했다. 영국군은 거문도에 군사 기지를 설치하고 군함과 병력을 주둔시키는 등 거문도를 요새화했다. 영국군은 2년 후 러시아로부터 조선 영토를 점령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거문도에서 철수했다.

조선은 을미사변(1895년)을 일으켜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 대신 또다시 러시아와 밀착하여 1896년 아관파천(俄館播遷)을 감행했다. 고종과 세자 이척이 궁궐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하였다. 그 결과 친일 내각을 대신하여 친러 내각을 세우는 등 조선의 친러 편향은 심화됐다.

이러한 조선과 러시아의 밀착은 영일동맹과 미국과 일본의 가쓰라 태프트 밀약 체결을 야기했다. 1902년 영국과 일본은 러시아의 동북아로의 남진을 막고자 영일동맹을 맺었다. 이 조약은 일본이 조선에 관한 특수한 이익을 갖고 있고, 그 이익이 침해될 때는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조문을 채택했다.

1905년 체결된 제2차 영일동맹은 일본의 조선 지배를 외교적으로 인정했다. 미국 또한 1905년 일본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통해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했다. 러시아를 끌어들이면서 영국과 미국의 반대편에 서는 잘못된 선택의 결과는 결국 1910년 한일합방으로 나타나 나라를 빼앗기게 됐다.

최근 반일을 위해 미국이 중요시하고 한국 안보에도 기여하는 지소미아를 파기함으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미국과의 갈등은 흡사 19세기 말의 풍경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 안보의 가장 중요한 축인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이는 국가안보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전보다 많이 느슨해졌지만, 아직도 미국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지금에도 북한은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로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대놓고 무시하면서 한국 안보를 흔들고 있다. 일본 또한 무역규제를 풀지 않으면서 한국경제를 흔들고 있다. 최근 더욱 밀착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영공침해 등으로 안보 측면에서 한국을 흔들고 있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한국은 그야말로 '아무나 흔드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 '아무나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려면 외교적 노력을 통한 한일경제 갈등의 조속한 해소와 지소미아의 복원, 이를 통한 한미동맹의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정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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