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 그리고 민간 체육회장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대한체육회와 지방체육회, 그리고 민간 체육회장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20-01-15 10:37
  • 신문게재 2020-01-16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2020년, 대한민국은 드디어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굵직한 인사들이 체육회장을 맡게 되어 체육인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을 하고 있다. 지역별로 단일화 추대를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른 자치단체의 후유증 예상과 무투표로 당선된 지역도 당선인의 역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동안 적폐가 되어온 순수 체육의 영역에서 정치권의 간섭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민간 체육회장의 시대가 드디어 열리게 되었지만, 정치세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민간 체육회장이 나오더라도 지방체육회가 독자적으로 체육 행정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 해답이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를 보면 알 수가 있겠는데, 대한체육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후 지원되는 예산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문체부의 관리감독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구조이다.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체육계가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지원이 약하여 전문선수 수는 점점 줄고 있고, 기초 종목 국제경쟁력은 계속 뒤처지고 있다며,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했지만, 체육시설 기반은 여전히 부족하고, 스포츠 복지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연간 1만 명의 체육학과 졸업생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체육계 종사자들에게 보다 나은 처우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전혀 개선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하고 있다.

국가 체육이 발전하면서 학교체육이 생활체육의 기반이 되고, 풍요로운 생활체육의 터전 위에서 전문선수가 배출되고, 은퇴 선수들이 학교체육·생활체육 현장에서 지도활동을 펼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하는데 문체부가 예산을 쥐고 이를 실행하지 못하게 하고 있음을 불만으로 얘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지원방법으로는 산적한 숙제들을 해결할 수가 없으며, 개별 사업을 단순 관리하기에 급급한 체육 재정으로는 체육시스템을 개혁할 수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KSOC 아젠다 2020'을 통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의 50%를 대한체육회에 정률 배분하는 법률 개정을 위해 전국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통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체육 사업들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이것들이 정말 시급(시설지원, 고용안정)한 사업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벤트 사업에 많은 돈이 반복되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체육 인프라 구축이나 체육인들의 처우개선, 스포츠 선순환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문체부가 주력 사업으로 실시한 전국 228개 시·군·구에 국민체력센터를 짓는 데 30년이나 걸렸다. 이제 작은 체육관 건립사업부터 30년 된 노후 체육시설 보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또다시 30년이 걸린다면 필자는 안타깝게도 이번 생에 이의 진행을 다 못 보고 눈을 감을 것 같다.

문제는 돈이 있는데 이것을 온전히 체육 사업에 쓰지 못하고 다른 기금으로 전용하거나, 정치적으로 빼앗기고 있고, 기금지원의 지역편중, 지역 홀대가 심하다는 데 있다.

필자는 이런 모습들이 지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해야 하는 지방체육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지방정부가 예산 지원을 줄이고 자치단체의 체육예산으로 자체 사업을 진행한다면 지방체육회의 역할은 크게 줄게 되는데 이런 모습들은 기초단체 체육회에서 이미 실행되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계에 숙제가 산더미같이 떨어졌다. 어떤 시·도가 숙제를 잘해서 잘 살아갈는지 궁금하다.

저마다 후보자들이 큰 공약을 내세웠지만, 안정적인 예산확보와 체육시설 개보수 및 확충, 체육지도자 고용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될 것이며, 종목단체 법인화와 체육 단체 행정 고도화가 차순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선출된 체육회장들이 각자의 역량을 1000% 발휘하여 대한민국 체육이 획기적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6년 부동산 제도 달라지는 것은?
  2. 李대통령 대전충남 與의원 18일 만난다…통합 로드맵 나오나
  3. 대전 교육공무직 파업에 공립유치원 현장도 업무공백 어려움
  4. 인도 위 위협받는 보행자… 충남 보행자 안전대책 '미흡'
  5.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1. "내년 대전교육감 선거 진보 단일후보 필요"… 대전 시민단체 한목소리
  2. 대전권 9개 대학 주최 공모전서 목원대 유학생들 수상 영예
  3. [인터뷰]"지역사회 상처 보듬은 대전성모병원, 건강한 영향력을 온누리에"
  4. 박정현 "기존 특별법, 죽도 밥도 안돼"… 여권 주도 '충청통합' 추진 의지
  5.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헤드라인 뉴스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초고압 송전설로 신설 백지화를" 대전시민단체 기자회견서 요구

전남을 시작해 충청권을 가로질러 수도권으로 향하는 초고압 송전망이 농경지와 주택가, 학교 일원을 경유해 건설될 것으로 예상돼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국가산업단지를 신설하고 입주 기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려 지방에 대규모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환경권과 생활권 침해 피해는 지역에 돌아온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7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앞으로 대전을 관통해 건설될 예정인 '신계룡-북천안 345㎸ 송전선로 시설 계획을 규탄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2036년까지 송변전설..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에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 글로벌 AX 혁신도시 거듭

대전이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혁신도시'로 거듭난다. 대전시와 한남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KT, 비케이비에너지(주), ㈜엠아르오디펜스는 17일 '한남대 AX 클러스터 및 고성능 AI GPU 거점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GPU 거점센터 구축을 통해 연구기관과 AI 전문기업을 지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거점센터는 한남대 캠퍼스 부지 7457㎡ 규모에 2028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④ 대전 웹툰 클러스터 '왜 지금, 왜 대전인가?'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