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여자] 빨간 우체통 앞에서- 신현정

  • 문화
  • 문화/출판

[시 읽는 여자] 빨간 우체통 앞에서- 신현정

  • 승인 2020-03-10 09:31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GettyImages-a10265164
게티이미지 제공
빨간 우체통 앞에서

신현정







새를 띄우려고 우체통까지 가서는 그냥 왔다

오후 3시 정각이 분명했지만 그냥 왔다



우체통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그냥 왔다

난 혓바닥을 넓게 해 우표를 붙였지만 그냥 왔다

논병아리로라도 부화할 것 같았지만 그냥 왔다

주소도 우편번호도 몇 번을 확인했다 그냥 왔다

그대여 나의 그대여 그 자리에서 냉큼 발길을 돌려서 왔다

우체통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알껍데기를 톡톡 쪼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냥 왔다

그대여 나의 새여 하늘은 그리도 푸르렀건만 그냥 왔다

새를 조각조각 찢어버리려다가

새를 품에 꼬옥 보듬어 안고 그냥 왔다.



?



신현정 시인을 얼마 전 알았다. 이름만 보고는 여성인 줄 알았다. 그리고 시인은 작고했다는 것도 알았다. 시인을 통해 편지가 새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지난 주말 모처럼 산에 갔다가 봄이 온 걸 알았다. 세상에 새들이 그렇게 많은 것도 비로소 알았다. 새들의 지저귐이 다채로운 것도 알았다. 새의 노래가 그토록 아름다운 것도 알았다. 새와 편지, 내 마음을 울리는 두 낱말을 시인의 시를 통해 알았다. 설레는 봄, 두근거리는 내 마음. '새를 품에 꼬옥 보듬어 안고 그냥 왔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황종헌 전 수석, "36년간 천안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순간"
  2. 양승조 "충남에서 검증된 실력 통합특별시에서 완성"
  3. 대전시 설 연휴 24시간 응급진료체계 가동
  4. 대전경제 이정표 '대전상장기업지수' 공식 도입
  5. 대전 중구, 설연휴 환경오염행위 특별감시 실시
  1.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2. 대전 서구, 2년 연속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우수'
  3. 대전 대덕구, 청년 창업자에 임대료 부담 없는 창업 기회 제공
  4. 대전시 2026년 산불방지 협의회 개최
  5. 대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부활할까 "검토 중인 내용 없어"

헤드라인 뉴스


법무부 세종 이전 탄력받나… “이전 논의에 적극 응할 것”

법무부 세종 이전 탄력받나… “이전 논의에 적극 응할 것”

세종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미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이전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세종 이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간 신중론에 치우쳤던 법무부의 입장이 '논의에 적극 응하겠다'는 태세로 돌아서면서 이전을 위한 특별법 개정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6일 일부 언론 보도의 해명자료로 법무부의 세종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료를 통해 법무부는 "향후 이전 방안 논의 시에 국가균형성장을 고려해 적극 응할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간 세종 이전에 대한 법무부의 방..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김태흠 충남지사·김영환 충북지사 같은 날 국회 기자회견 왜?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을 비판하며 ‘국회 특별위원회 구성’과 ‘충청북특별자치도법’ 제정을 촉구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행정통합 논의과정에서 배제되고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충북은 대전·충남과 엄연히 다르다며 특별법안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태안)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 행안위 공청회에 참여하려 했으나 끝내 배제됐다”며 “(..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앞두고 대전 농산물은 안정세지만, 축산은 계란·한우 등 강세

설 명절을 앞두고 배추·무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지만, 한우와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6일 기준 대전 배추 한 포기 소매 가격은 4993원으로, 1년 전(4863원)보다 2.67% 인상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무 가격도 한 개에 1885원으로, 1년 전(2754원)보다는 31.55% 내렸고, 평년(1806원)에 비해선 4.37% 올랐다. 평년 가격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치다. 2025년 한때 작황 부진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추워도 즐거운 물놀이

  •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가족과 함께 하는 세대공감 예절체험

  •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취약계층을 위한 설맞이 사랑의 온정 나눔

  •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 국민의힘 대전시당, ‘졸속통합, 차별통합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