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코로나19 확산과 인종차별

[목요광장] 코로나19 확산과 인종차별

국가인권위원회 문은현 서기관

  • 승인 2020-04-01 10:29
  • 수정 2020-04-01 10:29
  • 신문게재 2020-04-02 22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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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문은현 서기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으로 확진자 수는 3월 30일 기준 72만 명으로 이중 사망자가 3만 4000명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는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일이라도, 세계 감염자 수의 기하급수 곡선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른다는 점에서 현재 세계는 대유행의 공포와 긴장 속에 헤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각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는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및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혐오가 서구에서 극대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킴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SNS에서 "저는 아시아 사람이고, 코로나19에 걸렸다. 그러나 나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의 뉴욕에서 감염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은 비겁하고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성토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한 사회에 감염병의 위기가 닥치면 군중들은 희생양을 찾게 되고, 정형화를 거쳐 형성된 고정관념은 쉽게 혐오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20년 2월 28일 UN 인권 최고대표 미첼 바첼렌트는 코로나 확산사태로 인해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유엔 제네바사무소에서 열린 인권이사회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중국인을 비롯해 동아시아인들에 대한 충격적인 편견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다.

지난 3월 21일은 올해로 54주년을 맞이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었다. 이날은 지난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샤프빌에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평화집회를 벌이다가, 경찰의 발포로 69명의 시민이 희생됐던 비극으로부터 시작됐다.

세계인종차별철폐의 날을 제정한 지 54년이 지났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우리 한국 사회 내에서도 중국인 등 이주민을 향한 혐오와 차별의 문제는 그 전보다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러한 양상이 인종뿐 아니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까지 확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19일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실태와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법제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주민 10명 중 7명이 한국 사회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8.4%가 한국 사회에 인종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인종, 민족, 피부색, 출신국가, 언어 등 각 차별 사유별로 차별 경험 정도를 물었을 때 '한국어 능력'(62.3%), '한국인이 아니어서'(59.7%), '출신국가'(56.8%)이 주된 차별 사유였다. 이주민들이 겪은 차별 경험은 다양했다. '언어적 비하'(56.1%), '사생활을 지나치게 물어본다'(46.9%), '다른 사람이 기분 나쁜 시선으로 쳐다본다'(43.1%) 순으로 차별 경험을 답했다. 채용 거부(28.9%)와 일터에서의 불이익(37.4%)을 답한 이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를 거대한 재앙으로 보지만, 이러한 재앙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 안에 있는 인종주의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더불어 이번 코로나 19사태를 통하여 국제사회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방역 수준이 세계 최고 선진국에 해당한다고 하며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중대한 시기에 우리 사회는 통제 불능의 혐오주의와 갈등이 만연한 사회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상호 이해와 배려가 늘어나고 갈등이 최소화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이주민을 포함한 모두를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코로나 19가 지나간 후에도 다문화사회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서로가 인식하며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 갈등을 최소화하려고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문은현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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