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891)] 한국 보수만 변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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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891)] 한국 보수만 변화하지 않았다

  • 승인 2020-05-12 11:24
  • 수정 2020-05-12 13:54
  • 신문게재 2020-05-13 19면
  • 유지은 기자유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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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보고 이른바 '강성보수층'은 할 말을 잃고 우울해졌습니다.

할 말을 잃은 것은 예상치 못했던 투표 결과 때문이었고, 우울해 진 것은 그 결과에 승복할 수도 안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강성보수층'은 '박정희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고, 거기에서 자양분을 얻었으며, 그것이 '보수'라고 착각했습니다.

따라서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와 '시장경제' 원리만을 교리처럼 여기고 집착하였으며 이것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사회주의자로 몰아부쳤습니다.

그러나 조금 깨인 보수들은 '합리적 보수'나 '따뜻한 보수'라는 공허한 담론으로 스스로 만족을 하였지요.

그래서 탄핵으로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아무런 반성 없이 오히려 '국가 수호의 보루'로 부활하여 여의도의 강력한 행위자로서 위력을 발휘하기도 하였습니다.

탄핵에 반성을 표명한 일부 세력들은 딴 살림을 차렸으나, 선거가 가까워지자 큰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장외에 있는 지식인들은 현 정부에 대해 경제침체와 조국 사태로 인한 도덕성 붕괴에 '분개'한 나머지 강성보수세력에 대해 따끔한 질책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깨어 있는 많은 시민들은 영국의 보수당이 노동당보다도 오히려 노동계층의 표를 더 많이 얻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독일에는 자유시장 경제를 지지하는 자유민주당이 의회에 1석도 진출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등장 이후 세계의 많은 지식인들은 '자유주의 실패'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고민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만 유독 보수의 변화를 전혀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진보를 선택한 것이라기보다 보수를 버린 것입니다. 한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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