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기록프로젝트] 市 '정비사업 흔적남기기' 참여 저조… 활성화 방안 없나

[대전기록프로젝트] 市 '정비사업 흔적남기기' 참여 저조… 활성화 방안 없나

대전시 기록 보존 프로젝트 내놨지만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조합 참여 꺼려
정비사업은 민간개발 사업… 강제 어려워
"참여 시 조합에 특별한 혜택 부여 필요"

  • 승인 2020-05-17 20:31
  • 수정 2020-05-31 09:54
  • 신문게재 2020-05-18 5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재개발과 재건축을 앞둔 동네와 마을의 기록을 남겨보자는 '메모리존' 조성 취지에 공감을 얻으며 [대전기록프로젝트]가 첫발을 뗐다. 중도일보는 이를 출발점 삼아 연중 시리즈로 [대전기록프로젝트]를 이어간다. 대전시의 재개발과 재건축, 도시재생 정책 방향, 기록이 시급한 주요 동네의 모습, 전문가 토론과 타 도시의 사례를 현장감 있게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20050801000546200021381
대전시 전경.

③대전시와 자치구,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 효율화 방안

정비사업장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선 사업조합과 건설사의 참여율을 높이는 적극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철거 전 건축물에서 나온 자재를 모델하우스에 활용한 '동구 신흥 3구역' 외엔 옛 건축물의 흔적을 남긴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자치구와 정비업계 등에서는 정비사업 시행 주체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즉 조합이기 때문에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다며 용적률 인센티브 혜택, 적절한 예산 마련 등 조합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재개발 55곳, 재건축 30곳, 주거환경개선사업 12곳 등 모두 97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낙후지역 개발을 통해 주거 환경은 좋아지고 있지만, 보존 가치가 있고 옛 향수를 간직한 건축물과 기록, 기억들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전시가 소멸되는 지역의 역사와 주민 생활, 삶의 흔적을 지역 스토리텔링 자료로 보관하고 활용하기 위해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생활사에 대한 포괄적인 기록보존과 자료수집 후 분야별 아카이빙을 통해 개발 위주의 정비사업 계획에서 개발과 시민 삶의 흔적을 남기는 계획으로 바꾸기 위함이다.

시와 자치구는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를 추진위원회와 조합, 건설사 등에 안내하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까진 동구 신흥 3구역만 유일하게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신흥 3구역은 철거현장에 버려지는 건축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개발 지역의 추억을 견본주택에 업사이클링하는 방식을 활용해 철거 전 동네의 추억을 남겼다.

SK뷰-horz
철거 후 나온 목재, 벽돌 등을 카페 테이블, 벽면에 활용한 신흥 3구역 SK뷰 모델하우스 모습.
거주민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재개발 현장에서 폐기되는 목재 문, 창틀, 특히 손잡이나 잠금쇠 등 거주민의 손때가 묻은 폐자재를 카페테이블로 만들었고, 주택에 사용됐던 벽돌을 활용해 모델하우스 벽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백병일 동구 도시혁신사업단장은 "철거 후 나온 자재 등을 모델하우스에 적용한 신흥 3구역을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의 모범 사례로 볼 수 있다. 조합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계획에 참여해 좋은 사례를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조합의 참여는 저조하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민간 개발 사업이기 때문이다.

금성백조 김재일 상무는 "재개발·재건축이 사업이다 보니 수익성 논리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참여가 저조한 것"이라며 "조합에서 비용 대 편익을 분석해보고 편익보다 비용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참여하지 않을 듯하다"고 했다.

대동 4·8구역 석경남 조합장은 "보존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구역에 대한 세심한 조사로 보존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며 "또 주민과 행정기관에서 공감하고 이 같은 계획을 주민에게 상세히 알릴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합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통해 참여를 끌어낼 방안도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백병일 단장은 "역사문화 보전 공간 확보 시 조합과 건설사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은 "사업참여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좋으나, 문화재 지표조사 하듯이 꼭 지켜야 하는 하나의 절차로 인지되게 해야 한다"며 "기록 남기기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필수적인 조건이 될 수 있도록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전략 수정할까
  2. 아산시, 강당골 계곡 대대적 정비 박차
  3. [주말사건사고] 폭염 여파 정전에 대전·충남 곳곳서 화재 발생
  4. 대전에 없는 '대전지방중수청'… 출범 전부터 청사 논란
  5. 충남대·공주대 통합 첫단추…14일 단일안 윤곽 나오나
  1. 李정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발표 코앞…충청권 들러리 되나
  2.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3.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 충청권 35도 안팎 무더위 이어져
  4. 표류하는 제2중경 유치전… 박수현호 정치력 시험대
  5. 허태정 대전시장, 재해취약지역 현장점검 나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계 정책이 중대 변곡점에 섰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전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민선 8기에서 추진해 온 문화예술 시설사업 대부분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다. 시설사업 중심이던 민선 8기 문화예술 공약이 대대적인 손질을 앞둔 가운데 새 시정의 무게중심은 하드웨어 정책에서 시민 문화 향유와 지역 예술인 지원 등 소프트웨어 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민선 9기 인수위원회는 문화예술 분야 주요 시설사업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정이 출범하자마자 시 재정 부담이 최대 현안으로 떠..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와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2027년 예산안이야말로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담대한 꿈을 뒷받침하는 그런 방안들을 내년도 예산안에 잘 챙겨 담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운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