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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용자들이 독서 중 이동하지 않고 식사도 해결하고 커피도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가 하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며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도서관은 없을까. 거실 같은 리빙룸을 추구하는 복합도서관, 기존도서관과 차별화한 도서관, 공공도서관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그런 도서관이 있다.
처음 이 도서관에 발을 들이면 도서관 로비의 웅장한 장서 공간에 압도당한다.
또 공연장을 보면 왠지 무대에 주례가 서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층별 빈 공간의 스타일이 다른 의자 배치, 건조물 가림 아이디어 공간, 산만한 아이들을 위한 동선배려 등은 가히 돋보이는 센스다. 도서관인지 놀이시설인지 가리지 말고 '놀고먹으며 책과 가까워지라'는 철학이 담긴듯하다.
특색도서관에 선정된 서울 코엑스몰 별마당 도서관, 국립세종도서관, 양재동의 네덜란드 북마운틴 도서관에 견주어도 손색없이 개성 넘치는 실내디자인을 갖춘 도서관. 그 곳이 바로 남양주시 정약용도서관이다.
오는 22일 다산동에 22만3000권의 장서(조광한 시장 4141권 장서 기증)를 갖춘 남양주 최대이자 국내 6번째 규모의 '정약용 도서관'이 개관한다.
정약용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3층, 연면적 1만2801㎡(대지면적 2만1501㎡)로 소공연 위주의 공연장, 세미나실, 6개의 컨퍼런스룸, 벽이 없는 개방형 자료실 등 다양한 형태의 소통공간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활동 할 수 있는 '생활혁신공간'이 될 예정이다.
도서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 전국 최초의 빵냄새 풍기는 휴게시설이라는 계획 아래 베이커리 카페,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을 입점시켜 이용자들이 독서중 이동하지 않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함을 추구했다.
또 발명왕인 다산의 정신에 어울리도록 적용된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연간 CO2 926톤을 절감하며 33만 리터에 달하는 석유대체효과를 얻게 된다. 개방형 지열신기술을 적용해 공사비를 절감하는 한편 지중열교환기의 효율을 높이고, 재생정비가 가능하도록 설치해 유지 관리성을 향상시켰다.
정약용도서관은 남양주시 도서관 중 처음으로 디자인 가구를 제작 설치했다. 각 공간별 컨셉과 조화될 수 있는 색상과 기능성을 고려한 가구를 설치해 여타 도서관과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2층과 3층 종합자료실이 연결된 공간은 기증자료와 시문학 자료로 조성된 특별한 공간으로 원형 테이블과 독특한 소파에 앉아 자유로운 독서 및 토론이 가능하다. 1층부터 3층까지 연결된 커뮤니티 스텝은 도서관에서 전망이 가장 뛰어나며 신문, 주제별 연속간행물이 비치돼 훌륭한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약용 도서관에는 독서실 책상과 열람실이 없다.
1층에는 키즈존과 베이커리 카페, 편의점, 청년 스타트업 스토어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2층에는 공유공방과 공연장, 레스토랑이 개방형 자료실과 어우러져 있다. 3층에는 도서관의 가장 핵심적인 공간인 커뮤니티 존(Community zone)이 있다.
이 공간은 열람실을 뜻하는 '서재(Reading Room)'가 아닌, '거실(Living Room)'처럼 조성해 크고 작은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수시로 개최 할 수 있게 했다.
2018년 1월 착공한 정약용 도서관이 이처럼 이색적이고 품격 있는 문화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도서관과 도시공사 직원들이 직접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도서관과 스웨덴의 스톡홀름 중앙도서관을 방문해 북유럽스타일의 감각적 공간구성, 채광과 개방감을 중요시한 인테리어 컨셉을 배워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서관 최초로 세련된 디자인의 가구 배치와 인테리어 조명으로 시민들이 호텔 로비 수준의 고급스러움과 쾌적함을 느끼며 머물 수 있게 배려했다.
개관을 앞두고 라운딩에 참가한 장애인 단체 40명, 한부모 가정 10명, 다문화가정 25명 등 75명의 부모와 아이들이 감탄 연발하며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또 현장 방문만 수십여 차례, 공간배치 보고회, 가구 디자인 자문회의, 편의시설 보고회 등 백여 차례 넘는 회의를 거쳐 그야말로 계단 하나, 의자 하나, 서가의 조명 하나까지 꼼꼼히 살핀 결과다.
세계 최대의 도서관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처럼 '세상이 어느 날 갑자기 붕괴한다 해도 정약용도서관만 살아남으면 복구는 시간문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기의 도서관으로 남길 원한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남양주=김호영 기자 galimto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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