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의 기본 원칙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의 기본 원칙

  • 승인 2020-06-18 18:08
  • 수정 2020-06-18 18:19
  • 전유진 기자전유진 기자
이무식 교수 사진
건양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무식 교수
최근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을 두고 정부와 국회, 관련 학회 등 전문기관 및 단체, 전문가 간에 난타전이 벌어졌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간의 첨예한 입장 대립도 연출됐다. 정리해보면 이렇다. 당초 보건복지부의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안은 질병관리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였다. 문제는 질병관리본부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에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설치함과 동시에 보건복지부에 가져가겠다는 것이었는데 전문가와 여러 언론에서 뭇매를 맞음과 동시에 국민적 공분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 대통령까지 나서 재검토를 지시했고 지난 15일 당.정.청 협의를 통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했다. 국립보건연구원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지 않고 질병관리청 소속 기관으로 두는 것으로 정리됐다.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필자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관련해 기본적인 방향과 국민적 참여와 활동에 필요한 원칙 등 몇 가지 조언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중장기적으로 조직을 기획해야 한다. 너무 짧은 기간에 성급하게 조직을 기획하고 있다. 번갯불에 콩 구울 수 없다. K 방역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더욱이 코로나19 유행은 현재 진행형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나아가 국가 전체의 효율적인 방역체계를 개발.구축해야 한다. 당장 지방정부 및 광역단위 또는 권역별 지방조직에 대한 강화내용은 양과 질 모두 부실하기 짝이 없다. 올가을 2차 유행 방역 대책에 중간 인력 및 조직 확대 운영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전문기관 및 단체 등 국민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논의가 필수다. 각계각층의 토론과 국회의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있어야 한다. 국회는 이러한 활동을 적극 조장하고 이끌어야 한다.

세 번째,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상징적 정책으로서 질병관리청 승격은 또 다른 정책 실패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를 살펴보고 거시적 틀과 미시적인 상황을 감안해 재설계돼야 한다. 인체 감염병을 중심으로 한 전문적인 광역 또는 권역 등 지역 실험실의 설치는 필수적이다. 전문 인력, 특히 역학조사관 등 방역 필수 인력에 대한 전문양성 기관 설립과 운영이 시급하다. 지방정부 활동에 대한 지원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네 번째, 예방이라는 단어가 질병관리처 또는 질병관리청 등 기관 이름에 추가돼야 한다. 즉, 질병예방관리처 또는 질병예방관리청 등이다. 대다수 선진국 등에서 예방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상징적, 업무의 내용과 범위 설정 등에서 자못 그 의미가 크다.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부와 복지부의 분리, 전문성과 독립성, 범부처간 연계 통합성 등이 완전한 질병예방관리처 승격 운영, 광역별 또는 권역 질병예방관리지청 및 지역 실험실 설치, 나아가 보건부가 국가정책의 중심에 있는 보건부장관의 총리급 임명도 희망해 본다. 꼭 이번만은 화사첨족(畵蛇添足)이 아니라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됐으면 한다. 건양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무식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 읍면동 행복키움지원단 활동보고회 개최
  2. 천안법원, 편도 2차로 보행자 충격해 사망케 한 20대 남성 금고형
  3. ㈜거산케미칼, 천안지역 이웃돕기 성금 1000만원 후원
  4. 천안시의회 도심하천특별위원회, 활동경과보고서 최종 채택하며 활동 마무리
  5. ㈜지비스타일, 천안지역 취약계층 위해 내의 2000벌 기탁
  1. SGI서울보증 천안지점, 천안시에 사회복지시설 지원금 300만원 전달
  2. 천안의료원, 보건복지부 운영평가서 전반적 개선
  3. 재주식품, 천안지역 취약계층 위해 후원 물품 전달
  4. 한기대 온평원, '스텝 서비스 모니터링단' 해단식
  5. 백석대 서건우 교수·정다솔 학생, 충남 장애인 체육 표창 동시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 발언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공론화 등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충청권의 광역 협력 구조를 '5극 3특 체제' 구상과 연계하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충청을 잡으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의 미래 어젠다 발굴과 대시민 여론전 등 내년 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역대 선거마다 승자를 결정지었던 '금강벨트'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게 내년 6월 3일 치르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안정..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삭감했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26년 드디어 정상화된다.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연구 현장은 회복된 예산이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 총 R&D 예산은 2025년 29조 6000억 원보다 19.9%, 5조 9000억 원 늘어난 35조 5000억 원이다. 정부 총지출 대비 4.9%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파동으로 2024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