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꼬로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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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꼬로나’ 때문에

  • 승인 2020-07-08 10:34
  • 수정 2021-05-12 15:04
  • 서혜영 기자서혜영 기자
서혜
#집에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옆에서 듣던 4살 딸이 물었다. "엄마 왜 한숨셔? 힘들어서? 꼬로나 때문에?" 4살 아이의 말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졌다. 작은 4살 아이의 눈에도 요즘의 세상이 '코로나'라는 것 때문에 심상치 않아 보이나 보다. 예전 같으면 외출 할 때 마다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싫어했을 텐데 지금은 군 말없이 쓴다. 손 닦기 싫다고 할 때도 "그러면 코로나 같은 나쁜 바이러스가 오는데?"하면 입을 꾹 닫고 화장실에 들어간다. 확진자 발생 뉴스가 나올 때면 나에게 와서 심각하게 이야기 해준다. "엄마~ 또 꼬로나가 왔대요".

#코로나 때문에 2주전 친척 동생의 결혼식에 가지 못했다. 결혼식은 서울이었고 서울을 비롯해 대전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안 가는게 낫겠다는 결정이었다. 최근 주변에서 경조사 소식을 전해오면 축하와 위로와 함께 걱정이 앞선다, '가야 하나, 가지 말아야 하나….' 그 어느 때보다 축하와 위로가 필요한 자리에 전염병의 감염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코로나 때문에 해양 오염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뉴스를 접했다. 기사와 함께 첨부된 사진은 충격적이었다. 바다에는 새하얀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들이 마치 해파리처럼 떠다니고 있었다. 해변가 역시 마스크와 해조류, 흙 등이 어우러져 엉망이었다. 기사 속 전문가는 "전 세계 수백만명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장갑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해양 오염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 때문에 일어난 반가운 뉴스도 있다. 코로나19의 감염을 막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외출 금지령을 내리는 등 사람들의 활동을 통제하자 훼손됐던 자연이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항상 미세먼지로 가득 차 있던 대도시의 하늘은 푸른빛을 되찾았으며 자취를 감추었던 야생동물 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세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도 늘 봄에는 뿌연 미세먼지가 극성이었는데 올해는 잠잠했던 것 같다. 이럴 땐 '코로나 덕분에'라고 표현해야 하는 건가?



어느새 7월,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로 상반기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순삭'(순간 삭제의 줄임말)이라는 표현이 맞는 듯하다. 최근 인터넷에서 '코로나와 관련된 희망적인 글'이라며 "늘 모든 것이 마지막에 유행하는 대전에서 코로나가 늘어난 것을 보면 코로나가 곧 끝날 것"이라는 글을 보았다. "그러니 모두들 조금만 참고 견디자"며…. 많은 공감 댓글이 달린 걸 보면 조금은 웃픈 그 글에 잠시나마 위안을 느낀 건 나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언젠가 "2020년엔 코로나 때문에 이랬었잖아"라고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하루빨리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본다.

서혜영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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