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부재의 공백을 채운 불안의 감각… '실패한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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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부재의 공백을 채운 불안의 감각… '실패한 여름휴가'

허희정 지음│문학과지성사

  • 승인 2020-07-10 07:24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실패한여름휴가
 문학과지성사 제공
실패한 여름휴가

허희정 지음│문학과지성사



2016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허희정 작가의 첫 소설집이 출간됐다. 2018년과 2019년 문지문학상 후보작으로 선정된 「Stained」 「실패한 여름휴가」를 포함해 SF, 판타지, 스릴러, 추리, 메타소설 등 여러 장르가 조합된 소설 7편이 수록돼 있다.

수록작들은 누군가가 떠나가고 남은 공백에서 시작하곤 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거나, 곧 사라질 누군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들은 떠나버린 연인, 실종된 파트너 등 타인의 흔적을 침착하고 집요하게 되짚어나가지만 결국 그 빈 자리는 채울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는다.

작가는 『실패한 여름휴가』에서 이성적 판단이나 논리적 인과로 설명하기 힘든 불안의 감각을 형식과 이미지로 구체화한다. 문장을 무대 장치처럼 쌓아올렸다가 부서뜨리고,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기를 거듭하면서 흔적과 파편을 층층이 겹쳐 만든 그의 소설은 섣부른 정의나 명명을 비껴나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작가는 소설 속의 사람이든 소설 밖의 사람이든 "온전히 도저히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말한다. "도무지 구조를 파악할 수 없지만 마음이 끌려 빙빙 맴돌게 되는 미로" 속에서 써내려간 그의 소설은, 미완성을 향한 여정으로 감각적 경험을 전한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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