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청소년범죄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청소년범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 승인 2020-11-22 12:08
  • 신문게재 2020-11-23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변호사이승현증명사진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이승현 山君(산군)법률사무소 변호사
한 국가의 중심이 되는 층을 청장년이라고 본다면, 노년은 이전에 중심이 되었던 층이고, 청소년은 이제 곧 중심이 될 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결국 청소년이 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할 때 비로소 우리 대한민국이 강건해질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청소년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측정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청소년이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하는 법의 테두리를 넘어 범죄를 저지른 경우는 적어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이 범한 범죄에 대해서는 소년법을 통해 특별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법에 따라 징역, 벌금 등의 형사처벌 대신 특별한 조치를 한다. 즉 소년에게 형사처벌을 부과해 전과자라는 멍에를 지우기보다는 일단 교화와 교정을 통해 정상적인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조치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받게 되는 '소년'은 19세 미만인 자를 뜻한다. (소년법 제2조 전단). 따라서 소년법상 소년은, 민법상 미성년자의 개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즉 소년범죄는 적어도 우리 법률상으로는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행한 범죄를 의미한다.



소년법은 소년에게 형사처벌을 대신해 보호처분을 부과한다. 그 내용은 부모와 같은 보호자의 보호 의지를 믿고 보호자에게 돌려보내는 처분(소년법 제32조 제1항 제1호)부터 가장 강력한 소년원 송치 처분(소년법 제32조 제8호 내지 제10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처분은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한 것 아닌 국가가 일종의 교육권을 행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소년부 판사는 사건을 조사 또는 심리하면서 범죄를 범한 소년이 반성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하는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소년법 제18조 제1항 3호). 대전 동구 대성동에 있는 대산학교가 바로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년분류심사원이다. 이렇게 분류심사원에 위탁된 소년을 위해 국선보조인이 선임이 된다.



필자도 대전가정법원의 국선보조인으로 활동하며 범죄를 범한 소년들을 많이 만날 기회를 갖게 되면서, 청소년 범죄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첫째는 어릴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양육 내지 훈육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애정결핍으로 인해 청소년에게 자기통제력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아 비행적 성향을 갖는 경우다. 둘째는 비행청소년들이 또래 집단을 이루며 보다 쉽게 범죄에 나아가거나 범죄를 학습하고 전파하는 경우다. 위 첫 번째 경우는 보호자와의 애착과 정서적 유대를 기반으로 한 사회화과정을 통해 치유하여야 할 것이며, 두 번째의 경우 사회환경적인 요인을 제거하여 비행이 학습되고 전파되는 상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결국 청소년 범죄는 가정이 내적으로 유대감을, 외적으로 보호기능을 상실할 때 벌어진다. 만약 청소년에게 돌아갈 수 있는 확실한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고, 그 아이를 보호하려는 확고한 보호 의지를 가진 부모가 있다면, 그 아이가 지금 당장은 엇나갔더라도 결국 그 아이는 가정의 품으로 돌아와 건전한 사회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돌아갈 수 있는 가정이 없는 경우다. 혹은 돌아갈 수 있는 가정이 있더라도 사실상 가정이 해체되어 보호자가 보호 의지와 보호능력을 상실한 경우이다. 이러한 환경에 처한 범죄를 범한 청소년에게 어떠한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한다 한들 전혀 실효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기고를 쓰면서, 이제 24개월이 조금 넘은 첫째 딸과 6개월이 조금 넘은 둘째 아들과 정서적 유대를 올곧게 키워나가며 공고한 가정을 구축해내고 있는지 스스로 반추(反芻)해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행복로 통큰세일·빛 축제’로 상권 활력과 연말 분위기 더해
  2. [2026 신년호] AI가 풀어준 2026년 새해운세와 띠별 운세는 어떨까?
  3. '2026 대전 0시 축제' 글로벌 위한 청사진 마련
  4. 대성여고 제과직종 문주희 학생, '기특한 명장' 선정
  5. 세종시 반곡동 상권 기지개...상인회 공식 출범
  1. 2025년 가장 많이 찾은 세종시 '관광지와 맛집'은
  2.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3. 세밑 한파 기승
  4. '일자리 적은' 충청권 대졸자 구직난 극심…취업률 전국 평균보다 낮아
  5. 중구 파크골프協, '맹꽁이 서식지' 지킨다

헤드라인 뉴스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영하 12도에 초속 15m 강풍' 새해 해돋이 한파 대비를

31일 저녁은 대체로 맑아 대전과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볼 수 있고, 1월 1일 아침까지 해돋이 관람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전기상청은 '해넘이·해돋이 전망'을 통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온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야외활동 시 보온과 빙판길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전을 포함해 천안, 공주, 논산, 금산, 청양, 계룡, 세종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됐다. 낮 최고기온도 대전 0도, 세종 -1도, 홍성 -2도 등 -2~0℃로 어..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대전 고속버스터미널' 상권…주말 매출만 9000만원 웃돌아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30일 소상공인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0대 직장인의 구..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충북의 '오송 돔구장' 협업 제안… 세종시는 '글쎄'

서울 고척 돔구장 유형의 인프라가 세종시에도 들어설지 주목된다. 돔구장은 사계절 야구와 공연 등으로 전천후 활용이 가능한 문화체육시설로 통하고, 고척 돔구장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였다. 돔구장 필요성은 이미 지난 2020년 전·후 시민사회에서 제기됐으나, 행복청과 세종시, 지역 정치권은 이 카드를 수용하지 못했다. 과거형 종합운동장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에 고무된 나머지 미래를 내다보지 않으면서다. 결국 기존 종합운동장 구상안은 사업자 유찰로 무산된 채 하세월을 보내고 있다. 행복청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구불구불 다사다난했던 을사년…‘굿바이’

  • 세밑 한파 기승 세밑 한파 기승

  •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대전 서북부의 새로운 관문 ‘유성복합터미널 준공’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