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코끼리는 생각하지 말라고?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1-01-12 15:34
  • 신문게재 2021-01-13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코로나 덕분(?)에 시간이 생기다 보니 서재에 언제 사 놓았는지 모르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제목이 흥미로워 꺼내 읽다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이 있었다. 미국의 왼쪽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오른쪽 생각 사람들을 이기지 못하는, 다시 말하자면 이기려는 방법을 전하는 메시지를 얘기하면서 누구나 갇히게 되는 프레임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곤욕을 치를 때 TV에 나와 변명을 하면서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들은 국민은 그가 얘기한 말을 곧이 곧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단어에 천착하면서 '닉슨이 사기꾼인가?' 혹은 '그가 사기꾼이구먼' 이라는 방식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아는 바와 같다.



책의 제목을 아리송하게 지은 이유에 대한 설명도 있다. 미국에서 어느 교수가 학생들 대상의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뜬금없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던지고 수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교수님이 왜 생각하지 말라고 했을까?'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지?' 등의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는 TV 시청자들과 학생들이 '프레임'의 덫에 갇혔다고 표현했다.



자유로운 생각을 방해하는 프레임의 덫은 우리 모두 갇혀 있는 굴레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왼쪽과 오른쪽 생각을 하진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소셜 미디어상에서 대화하고, 같은 생각을 얘기한 책만 읽는 경향이 있다.

젊은 세대와 연세 높으신 분들과의 세대 갈등도 자식만의 프레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생기고 심화될 수도 있다.

'함께'라는 단어가 '우리끼리'라는 말로 바뀐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은 '너 죽고 나 살자'며 싸우고 있고, 검찰과 검찰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주고 문제는 보완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렵다.

'코로나 19'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상황을 맞이해서 서로 힘을 합치고 협력해도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힘을 쥔 사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가 칼자루가 바뀌면 사람만 바뀐 같은 상황의 역사는 우리에게 기시감을 준다. 조선시대 각종 사화(士禍)의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 같은 실망도 크다.

그렇다면 이대로 죽기살기로 싸우기만 하다가 공멸하고 말 것인가? 우리 선대들이 어떻게 고생하고 피와 땀을 흘려 만들어 놓은 나라인데 그럴 수는 없다.

서로 한 발씩 물러나서 나와 우리끼리(?)들만의 갇힌 좁은 프레임에서 나와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서로 할 수 있다면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경자년이 가고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사주 명리로 세상을 풀어내는 사람들에 의하면 올해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한다. 다만 내년부터는 새로운 봄이 열릴 것이라고 하니 다 믿을 것은 아니지만 이런 얘기에 기대서라도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힘든 삶을 살았던 우리 모두에게 너와 내가 함께 살고자 하는 노력이 현실로 다가오는 한 해가 되기를 빈다.

내 마음의 갇힌 프레임을 열고 더 넓어진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3.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1.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2.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3.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4.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5. 경주시 복합문화도서관 당선작 선정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