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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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 유지

  • 승인 2021-01-31 08:31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지난 28일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이 발표되었다. 감염 위험이 높은 요양병원 및 노인 의료복지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그리고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기관 종사자를 필요로 해서 2월부터 분기별로 정해진 대상자를 접종하여 9월까지 전체 국민의 70%에 대해 접종을 시행하고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의 골자다. 접종은 무료로 시행되고, 사고 시 정부가 보상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백신 접종계획 발표로 이제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저 멀리 터널 바깥의 밝은 빛이 어렴풋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해방의 기쁨을 실감 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해방의 희망은 보이지만 해방을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서인 것 같다. 백신이 전대미문의 짧은 기간에 개발된 데다 이제 막 접종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확신을 갖지 못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예를 들어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발표하고 있다. 게다가 예상되는 백신의 부작용, 일부 백신의 효과 입증 미진 등에 대한 언론 보도도 해방의 확신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외의 동향을 보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용도는 개선되고 있고 접종은 확산되고 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이미 접종을 시작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영국,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그리스 등 많은 국가가 접종을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1월 30일 현재 접종을 시작한 나라는 약 25개국에 이른다. 미국에 거주하는 고령자 몇 사람의 사정을 온라인 대화방을 통해 직접 확인해본 결과, 백신 접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조지아에서 사업을 하는 지인 한 사람은 지난 20일에 백신 1차 접종을 했는데, 접종 후 전혀 이상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해 왔다.



2차 접종은 2월 16일로 예약되어 있는데, 2차 접종 후에는 하루나 이틀 고통이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다른 지인은 2월 27일에 1차 접종 예약이 되어 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 인근에 사는 또 다른 지인은 아직 예약을 하지 않았으나 3월 중으로 예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이제 좋든 싫든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11월이 되면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경계심을 늦추는 것은 금물이다. 약 10개월의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이 기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생활수칙은 엄격하게 지켜져야 한다. 3차 확산의 정점이 지나가긴 했어도 지금도 하루에 400명대의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로 4차 확산이 올봄에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유지할 것인가를 놓고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겪어왔듯이 일상의 단절이라는 불편과 고통 없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겠다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에서 최초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던 뉴질랜드의 방역 정책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된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진자가 102명일 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 봉쇄,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의 정책을 시행한 결과 3개월이 지난 6월에 이르러 세계 최초로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극복으로 가는 길은 우리 모두가 처음 가는 길이다. 불편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생명과 안전을 선택해야 한다.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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