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동학(東學)개미와 대전의 203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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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동학(東學)개미와 대전의 2030세대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 승인 2021-02-14 09:25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김재혁 사장
동학운동이 처음 태동한 것이 1860년이니 올해로 벌써 160여 년 전의 일이다. 동학(東學)이라는 말은 19세기 후반에 급속하게 유입하던 서양 종교인 천주교와 학문, 즉 서학(西學)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역사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동학이라는 단어가 지난해부터 자주 회자되고 있다. 언론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는데 종교면이나 사회면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면 그것도 증권뉴스의 단골 메뉴가 됐다. 바로 '동학개미'들의 이야기다.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의 뒤만 쫓아가던 개미들이 코로나 19로 인한 주식시장의 변동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락장에서 과감한 매수로 추가적인 지수하락을 막으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지켜내는 역할을 담당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19세기 후반의 동학운동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한국에 동학개미가 있다면 미국에는 '로빈후더' 일본에는 '닌자개미' 중국에는 '청년부추'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고 세계 곳곳에서 거대자본과 일합을 겨루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특징이자 공통점은 ‘2030’세대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초부터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주목을 받았다. 성과급 산정에 의문을 제기한 젊은 직원들이 과정의 투명성과 기준공개를 요구하며 회사를 압박한 것이다. 파문이 커지자 급기야 그룹의 총수가 자신의 연봉을 반납해 직원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사회에서 공무원조직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대기업에서 총수로 하여금 연봉을 토해내게 한 것도 바로 2030의 젊은 세대들이다.



바야흐로 2030세대의 세상이다. 'MZ세대'로 불리는 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비율이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막강한 소비력을 과시하면서 우리사회의 중심을 차지했다. 기업마다 젊은 조직원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이 됐고 텔레비전과 온라인의 상품광고는 MZ세대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다.

며칠 전 대전시가 발표한 '대전의 사회지표'자료에 따르면,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은 공기업(26%)으로 나타났고 30대의 대부분(80%)은 주택문제로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 대전세종연구원은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 10명 가운데 6명은 대전을 떠나 직장을 잡는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30세대가 무엇을 원하고 그들에게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는 이렇게 데이터에 의해 증명되고 있다. 이제 대전도 청년세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시기가 왔고 지역사회의 공감대도 형성됐다.

다행히도 청년정책의 키워드인 일자리와 주거복지에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으로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은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의무 채용이 30%까지 늘어났고 혁신도시 지정에 따라 추가적으로 공공기관이 대전으로 이전하면 대전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도전의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민선 7기 핵심공약인 드림타운 3000세대는 대전지역 곳곳에 건설해 젊은 층 중심으로 공급이 예정돼 있다.

지역사회가 일자리와 주거문제에 전향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전의 2030세대에게 더 큰 날개를 펼칠 동력을 제공하고 이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신축년(辛丑年) 새 아침, 선배세대의 간절한 바람이다. /김재혁 대전도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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