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멀고도 험한 에너지전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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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멀고도 험한 에너지전환의 길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1-04-25 08:5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최근 충청권 여러 지역에서 LNG 발전소의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과 사업자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충남 내포 신도시에서는 열병합발전의 연료와 시설 용량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전개된 적이 있고, 대전 서구 평촌지구에서는 사업 계획 단계에서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 추진이 취소된 바 있다. 최근에는 대전 대덕구 신일동에서 기존 열병합발전 시설을 LNG 복합화력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이 싹트고 있다.

LNG 발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갈등이라 해도 그 쟁점은 상당히 다르다. 지금 신일동 소재 대전열병합발전(주)과 인근 주민 간에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핵심은 도심에서 시설용량을 확대한 LNG 복합화력의 환경성 문제다. 사업자 측에서는 사업계획 변경이 기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시설 교체로서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반대 측에서는 발전 용량을 기존 112메㎿(메가와트)에서 495㎿로 확장하게 되면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배출될 것이고 발전소가 도심에 있어서 주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외에도 반대 측에서는 오염물질 배출시설의 대덕구 집중과 사업자 자본의 성격까지 반대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갈등의 핵심 쟁점은 도심에서 시설용량을 키운 LNG 복합화력의 환경성이라 할 수 있다.



환경성과 관련된 지역 주민의 문제 제기에는 일단 수긍이 간다. 가뜩이나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체가 많은 지역에서 시설용량의 확대가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LNG 복합화력발전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다양한 발전 방식 중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발전방식이라고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시설 규모의 확대 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주민 입장에서는 대기오염의 심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갈등을 지켜보면서 두 가지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 하나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LNG 발전이 수행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구실에 대한 이해가 보다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LNG 발전은 석탄이나 기름 등의 다른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에 비해 오염물질을 상당히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재생가능에너지가 주력 에너지로 성장할 때까지 과도기에 석탄 등의 구식 에너지원의 빈 자리를 메워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재생가능에너지를 위한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그 생산 단가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에너지전환이 앞당겨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에너지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에너지혁명의 화두를 던진 토니 셰바는 2030년이 되면 재생가능에너지가 주력 에너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에너지전환은 그보다 10년 또는 20년 더 걸릴지도 모른다. 따라서 LNG도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다는 단순한 이유로 거부하기보다는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선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의 생각은 갈등 해결과 관련된 것으로서, 주민 대표와 사업자가 핵심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필요한 경우 환경단체 활동가, 전문가, 지자체 등의 공무원이 지원해 주는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효율성 높은 발전시설로 기존 시설을 교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게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긴 시간을 갖고 성실하게 소통하겠다는 당사자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간척사업을 통해 조성된 시화지구 개발사업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갈등을 풀고 개발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한 바 있다.

에너지전환은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 우리가 꼭 가야 할 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길이다. 이 멀고도 험한 길을 가기 위해서는 정보를 공유하고 지혜를 함께 짜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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