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의료법인 허가제, 사라지는 지역 의료자산

  • 사회/교육
  • 건강/의료

문턱 높은 의료법인 허가제, 사라지는 지역 의료자산

40년간 170병상 키워도 법인전환 난항
의료법인 전환하려해도 규제문턱 못넘어
"이름난 병원 역사속에 사라져 제자리걸음"

  • 승인 2021-05-25 16:03
  • 수정 2021-06-02 16:29
  • 신문게재 2021-05-26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대전시
<속보> "지난 40년간 대전에서 일군 병원을 의료법인에 출연하고자 했으나 뜻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도일보 5월 25일 자 2면 보도)

대전에서 170병상급 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A병원장은 지금껏 가꾼 병원을 의료재단의 공익재산으로 전환하고자 최근까지도 바쁘게 뛰어다녔다. 대전에 작은 의원을 세워 많은 시민들이 찾아줘 병원을 지금의 규모로 키운 만큼, 자신이 은퇴한 후에도 의료자산이 지역사회에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A병원장은 "대전에서 이름난 선배 의사와 병원을 보면 당대에는 잘 나가더라도 돌아가시면 축적된 의료자산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 왔지 않느냐"며 "현행 의료법인 허가제를 활용해 병원을 다음 세대에도 가치 있도록 남기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밝혔다.

A병원장은 지난해 12월 의료법인 허가를 위해 병원 부지와 건물을 법인에 출연하는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법인에 허가까지 취득했으나, 개인이 부담할 양도세 8억 원에 문턱을 넘지 못했다.



현재 요양병원으로 사용 중인 토지와 건물 등 감정평가상 90억 원 상당의 자산을 신설 의료법인에 출연할 때 A병원장은 양도세 부과 통보를 받았고, 모든 자산을 출연한 상태서 자금을 조달할 수단이 없었다.

실제, 대전에서 의사가 의원과 병원을 세워 의료법인까지 육성한 사례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희박하다. 대전선병원과 유성선병원을 운영하는 선호영 설립자의 영훈의료재단이 대표적이고, 이기석 설립자의 이안과병원 청운의료재단 그리고 마음편한병원의 의명의료재단, 유성웰니스병원의 리노의료재단 정도가 의사가 의료법인을 세워 이사장을 맡은 사례다.

대전 의료법인 26곳 중에 상당수는 건설과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비의료인이 이사장을 맡아 운영 중이다.

대전시도 이같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011년 의료법인 설립 허가조건에 '13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을 3년 이상 운영'을 새롭게 규정함으로써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에 의료법인 전환을 우선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병상당 6000만 원씩 최소 130병상 이상의 수준을 허가조건으로 규정함으로써 2013년 이후 의료법인 인가 사례가 없으며, 40년 이상 의료기관을 일군 굵직한 병원도 전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의정부시, 시민 김지민 씨 저소득층에 성금 100만 원 전달
  2. 김해시, 2026년 노인일자리 7275명 확대 모집
  3. "철도 폐선은 곧 지역소멸, 대전서도 관심을" 일본 와카사철도 임원 찾아
  4. 전기차단·절연 없이 서두른 작업에 국정자원 화재…원장 등 10명 입건
  5. 30일 불꽃쇼 엑스포로 차량 전면통제
  1. <인사>대전시
  2. 대전을지대병원, 바른성장지원사업 연말 보고회 개최
  3. 충남대-대전시 등 10개 기관, ‘반려동물 산업 인재 양성 업무협약’
  4. 김태흠 충남지사, 천안아산 돔구장 건립 필요성·추진 의지 거듭 강조
  5. 대전시 제2기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헤드라인 뉴스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K-스틸법' 국회 본회의 통과… 대한민국 철강산업 재도약 발판

침체를 겪는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이른바, ‘K-스틸법’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가 경제의 탄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충청 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여러 민생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었으며, 여야 갈등의 정점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도 국회 가결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에서 여야 합의로 상정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45명, 반대 5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K-스틸..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회 세종의사당` 토론회는 이제 그만...2026년 진짜가 온다
'국회 세종의사당' 토론회는 이제 그만...2026년 진짜가 온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이후 희망고문을 반복해온 '세종시=행정수도'. 국민들 사이에선 '언제까지 토론회와 국회 논의만 반복할 것인가'란 반신반의가 여전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2026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 건설의 현실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우 의장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국회 여의도의사당 박물관 2층 국회 체험관에서 열린 '국회 세종의사당 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2026년 5월 자신의 임기 내 '국제 설계공모' 마무리 약속 이행 의지도 재확인했다. 그는 일정상 대독의..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 대전시의회 방문한 호치민시 인민회의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