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태주 시인 "주위 반대에도 밀고 온 길, 바로 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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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태주 시인 "주위 반대에도 밀고 온 길, 바로 내 삶"

스페셜 에디션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발간

  • 승인 2021-10-18 01:28
  • 수정 2021-10-18 09:27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나태주
나태주 시인
‘그리운 날은/그림을 그리고/쓸쓸한 날은/음악을 들었다//그리고도 남는 날은/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인 나태주 시인이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가지 말라는데/가고 싶은 길이 있다'를 발간한 뒤 중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나 주변의 반대에도 막무가내로 밀고 온 길이 오늘날 저의 길이 되었는데, 이 책은 그렇게 쓰여진 5000 페이지의 시 가운데서 400여 페이지만 추려낸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나 시인은 “그래도 장편소설이나 사전 한 권 만큼의 볼륨”이라며 “한 사람의 일생이 담긴 시집이어서 그러하거니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좋아한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시사점을 주는데 어떻게 사는 인생이 좋은 인생인가 하는 걸 생각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시 ‘그리움’에 나오는 길은 프로스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길을 보여준다”며 “프로스트의 길이 선택과 갈등에 대한 것이라면 저의 길은 부정과 긍정에 관한 것으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끝내 긍정이 되었고, 저의 인생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쓰는 일은 그 누구도 권장하지 않았고, 칭찬해주지 않은 길이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었다”며 “다른 이들에게는 부정이지만 저에게는 긍정의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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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말자면서/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하지 말라면/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나 시인은 “위 시는 저의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인데 돌이켜보니 그것은 저의 아버지가 저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 시인은 또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는 결론이고 반전이고 하나의 변용”이라며 “이 시는 몇 년 전 배우 박보검 씨와 송혜교 씨가 주연을 맡은 TV 드라마 '남자친구'에서 두 사람이 심정적으로 공유한 작품이기도 해서 연애시가 아닌데도 연애시처럼 독자들에게 각인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나 시인은 “책 제목인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는 저의 인생 전체가 이 한 줄의 문장에 요약돼 있는 셈인데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들어간 학교에서 무턱대고 시를 쓰기 시작한 일부터가 그렇다”고 말했다.

나 시인은 이 책을 크게 네 챕터로 나눠 ‘묘비명’,‘눈 위에 쓴다’,‘아름다움’,‘내가 너를’ 등으로 작은 제목을 붙였다.

‘많이 보고 싶겠지만/조금만 참자.’ -묘비명-

‘눈 위에 쓴다/사랑한다 너를/그래서 나 쉽게/지구라는 아름다운 별/떠나지 못한다’ -눈 위에 쓴다-

놓일 곳에 놓인 그릇은 아름답다/뿌리 내릴 곳에 뿌리 내린 나무는 아름답다/꽃 필 때를 알아 피운 꽃은 아름답다/쓰일 곳에 쓰인 인간의 말 또한 아름답다.’ -아름다움-

‘내가 너를/얼마나 좋아하는지/너는 몰라도 된다.//너를 좋아하는 마음은/오로지 나의 것이요./나의 그리움은/나 혼자만의 것으로도/차고 넘치니까..../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한편, 1945년 충남 서천군에서 태어나 충남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후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나 시인은 공주 장기초 교장을 끝으로 교직생활을 마친 뒤 시작에 전념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돼 문단에 데뷔한 이후 50여 년 간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작품을 발표했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시집,산문집, 동화집, 시화집 등 100여 권이 있다. 공주문화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유심작품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공주에서 공주풀꽃문학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고, 풀꽃문학상, 해외풀꽃시인상 등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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