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취재기록-48]‘9개월 간 뭐했나’…세미나 일정도 못잡은 음성군, 가섭사가 추진한다

[10년간의 취재기록-48]‘9개월 간 뭐했나’…세미나 일정도 못잡은 음성군, 가섭사가 추진한다

늦장 행정에 체면구긴 음성군…음성 가섭사, 내달 19일 국내 최고 학자로 ‘염계달 학술 세미나’ 추진
노재명 학자, 이번 세미나서 새로운 사실 첫 발표…‘세미나 학계 주목’
음성군, 세미나 소식 현재까지 ‘무소식'

  • 승인 2022-06-21 10:29
  • 손도언 기자손도언 기자
2021090601000390100010703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지난해 9월 조병옥 음성군수를 만나 '염계달 명창의 가치'를 설명했다.손도언 기자 k-55son@
본보 '판소리의 원류는 충청도다' 기획시리즈 100편 중에서 단독으로 보도했던 조선 전기 8명창 염계달 판소리 명창 기사가 또 한번 빛을 보게 됐다. 염계달 명창 학술세미나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인데 보도 이후, 1년여 만에 나온 결과다. 특히 본보 1893년 제천시 청풍면에서 조직된 국악단체 '청풍승평계' 발굴 기사가 제천시로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는데, 제천 청풍승평계에 이어 두번째 성과다.

2021040701000661700027912
충북 음성군 가섭사 삼성각 옆에 작은 공터가 있다. 이곳은 염계달 명창의 소리터로 알려졌다. 조선창극사는 염계달 명창이 '음성 벽절'에서 공부를 했다고 기록했다. 조선창극사의 기록과 음성 가섭사 삼성각 옆의 공터가 일치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음성 가섭사, 7월 19일 '첫' 염계달 학술 세미나 개최



사실 음성군이 먼저 염계달 학술세미나를 처음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군이 염계달 세미나를 9개월 간 느슨하게 추진하자, '염계달 득음터'로 알려진 음성군 가섭산 내, 고려후기 사찰인 가섭사(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 말사)가 먼저 팔을 걷은 것이다. 음성 가섭사는 다음달 1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사찰 경내에서 '조선전기 8명창 염계달 음성 가섭사 수행·독공터 발굴 학술 세미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학술 세미나는 1부 삼귀위, 반야심경 등으로 시작해 2부 지정토론 및 종합토론으로 이어진다. 특히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국악학자·중고제 판소리 흔적을 찾아서 저자) 등 우리나라 최고의 국악 학자와 판소리 명창 등이 발제자로 나선다. 또 채수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서 염계달 명창의 일대기, 음성 가섭사와 염계달과의 관계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2022010301000111000003671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유공자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노재명 관장, 염계달 세미나서 알려지지 않았던 연구 결과물 '첫 공개 발표'

먼저 노 관장은 '충청북도 중고제·호걸제 판소리의 원류 염계달 명창'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특히 노 관장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국악관련 연구 결과물을 이번 학술세미나에서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노 관장은 "그동안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을 최근에 확보했다"며 "확보된 자료를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번 세미나가 학계에 주목받고 있고,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 증거다.

노 관장과 함께 주재근 한양대학교 교수와 조동언 판소리 명창도 충청도의 소리인 중고제와 염계달 명창의 관계 등을 발제한다. 전인삼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과(판소리 명창) 교수가 이번 세미나에서 좌장을 맡는다. 국내 최고의 국악학자와 명창 등이 이번 세미나에 토론자 등으로 나선 것이다.
2021090601000390100010702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왼쪽)은 지난해 9월 조병옥 음성군수(오른쪽)를 만나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기념촬영을 했다.조 군수는 이자리에서 "염계달 발굴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늑장 행정 아쉬워"…게으른 음성군의 추진 계획, 결국 가섭사가 '해결'

무엇보다 관(官)이 아닌, 민(民)이 염계달 학술세미나를 먼저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음성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지난 20일 조병옥 음성군수와 군수실에서 만나 '단독 추진'을 설명한 뒤, 늦장 행정을 아쉬워했다. 반면, 지난해 9월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담당부서에 지시했던 조 군수는 '우리나라 판소리의 아버지' 타이틀을 갖고있는 염계달 명창의 첫 학술 세미나를 민(民)에게 빼앗겼다. 따라서 음성군은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인 스님은 "지난해 가을 음성군이 본보 보도 이후, 적극 추진한다고 해서 크게 반겼는데, 결국 뭉그적 거리면서 (군은)현재까지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래서) 전국에 있는 최고의 국악 학자와 명창들을 수개월 간 접촉해 그분들을 결국 세미나로 초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음성군은 지난해 9월, '염계달 명창 발굴사업'을 본격화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의 당시 계획은 이랬다.

군은 올해 상반기쯤 이 사업과 관련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고증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또 고증작업을 마무리한 뒤, 추가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었다. 여기서 추가 사업은 (가칭)제1회 음성 염계달 전국 판소리 경연대회와 염계달 명소 만들기 및 관광자원화 추진 등이다.

한편 염계달은 판소리의 아버지이자 천재 소리꾼, 판소리 중고제의 첫 시작, 서양음악의 바흐같은 존재다. 염계달은 판소리의 첫 시작점부터 현재까지 가장 위, 그러니까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이면서 우리나라 국보급 명창이다. 이런 명창을 충북 음성군이 품었던 것이다.
제천=손도언 기자 k-55so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구미, 주민안전 무시한 보행자 보도정비공사 논란
  2. "아산페이 안 쓰면 손해"-연말까지 18% 할인 연장, 법인 10% 연장 할인
  3. 아산소방서, 전통사찰 화재 예방훈련
  4. 천안시, 청소년유해환경 개선 합동점검·단속 및 캠페인
  5. 삼성디스플레이, 취약가정에 1억5천만원 후원
  1. 아산시 음봉어울림도서관, '시선 너머의 이야기' 전시
  2. [대입+] 종로학원 2026 수능 가채점 정시 분석… 서연고 경영 280점대, 의대는 290점 안팎
  3. 천안법원, 음주 측정 거부한 50대에 '징역형'
  4. 천안법원, 지인 간 법적소송에서 위증한 혐의 50대 남성 무죄
  5. 천안시 서북구, 동절기 제설작업 대비 안전교육 나서

헤드라인 뉴스


서연고 경영 280점대… 수도권 의대 285, 비수도권 275점

서연고 경영 280점대… 수도권 의대 285, 비수도권 275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정시 합격선 예측에서 서울 주요 대학의 경영·의학계열 합격선이 280~290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문과 지원확대와 의대 정원 원복, 탐구영역 선택 변화 등으로 인해 정시 지원전략에서 문·이과 모두 경쟁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어·수학·탐구(2) 원점수 합 기준으로 서울대 경영대학 합격선이 284점, 연세대·고려대 경영이 280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이 279점, 서강대 경영학부 268점, 한양대 정책학과..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합작…한국 대표팀 볼리비아에 2-0 승리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합작…한국 대표팀 볼리비아에 2-0 승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캡틴' 손흥민과 조규성의 활약에 힘입어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9월과 10월 A매치에서는 스리백을 시험했지만, 이날은 포백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손흥민을 원톱에 세운 뒤 2선에 황희찬과 이재성, 이강인을 배치해 공격 라인을 꾸렸다. 중원조합은 김진규와 원두재를 내보냈고, 포백라인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대흥동의 '애물단지' 메가시티 건물…인공지능 산업으로 부활하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설립을 앞둔 대전 중구 대흥동의 애물단지인 메가시티 건물이 기피시설이란 우려를 해소하고 새롭게 변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미래 첨단 산업 및 도시재생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를 만나 대전 중구 대흥동에 인공지능 산업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메가시티 건물은 2008년 건설사의 부도로 공사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3~4학년부 4강전

  •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초등 5~6학년부 예선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