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여력을 포기하면서까지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공감한다. 심각한 물가 상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취약계층을 생각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금융지원을 축소해 잠재부실이 쌓이지 않게 한다고 해서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정상차주'의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것과 별도의 생존 차원에서도 접근할 사안이라고 본다.
개인 사업체의 절반가량은 코로나19 시국 이후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해 기존 대출은 종전의 금리를 유지하면서 대출 만기 연장 등 다양한 시책을 펴야 한다. 올해 설 자금 수요조사를 통해서도 자금 조달 때 고금리가 가장 큰 애로라고 토로한다. 물가안정 비중만큼이나 절박한 것이 금리 인상 대책이다. 지금 전망으로는 고금리를 오래도록 피할 수 없다. 기준금리 3.75%일 때 자영업자 연체율이 5.7%에서 9.3%로 뛴다는 것은 한국은행 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취약가계의 대출 연체율까지 덩달아 7.3%에서 9.0%로 올라간다.
그나마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아닌 베이비스텝이지만 며칠 새에 위험도는 훨씬 높아져 있다. 한편으로는 주택담보대출 등 일부 대출금리 하락 여지가 생겼으나 차주 다수가 느끼는 부담은 작지 않다. 금리 인상이 부채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라는 것은 현 실정에서 다분히 제한적인 기대감이다. 중소기업, 자영업자, 가계 대출을 막론하고 이자 부담이 높으면 금융 불안을 낳기 마련이다. 이들 경제 주체 살리기는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과 다르지 않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