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돈의 위력과 한겨레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 돈의 위력과 한겨레

  • 승인 2023-01-25 08:58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도 돈이 좋다. 돈이 있으면 징글징글한 밥벌이를 당장 때려치울 수도 있을텐데. 다 돈 때문에 일하는 것 아닌가. 어느 주식 전문가가 그랬다. 돈 싫다고 하는 사람은 위선자라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인류의 역사는 돈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다 돈을 좇는다. 전쟁도 돈 때문이다. 인류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돈. 가난한 사람은 살기 위해서, 부자는 더 부자가 되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만족을 모른다. 그것이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불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20세기 초 세계는 두 번의 큰 전쟁을 겪었다. 1,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은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2차 대전 후 이문을 본 나라가 있었다. 미국이었다. 미국은 유럽을 살리기 위해 제한없는 원조를 제시했다. 패전국 독일이 배상금을 갚을 수 있도록 융자해 주는 등 엄청난 규모의 돈을 쏟아부었다. 유럽이라는 안정적인 시장을 얻기 위한 투자였다. 세상에 공짜 돈은 없는 법. 세계대전은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할 호재였다. 그야말로 세계의 모든 질서는 돈 다발을 쥔 미국의 야심대로 재편된 셈이다.

미국의 도움으로 일제에서 해방된 한국도, 미국에 패한 일본도 미국의 영향권에서 살아가는 처지가 됐다. 그 와중에 한국은 내전을 또 겪게 됐다. 한국전쟁은 미국과 소련의 동북아 패권 다툼의 장이었다. 두 강대국에게 한반도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먹잇감이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일본에겐 한국전쟁이 회생의 기회였다. 패전으로 허덕이던 일본은 전쟁 물자 생산으로 금방 부국이 됐다. 전쟁으로 한반도는 초토화됐지만 일본은 쾌재를 불렀다.

짧은 기간의 세계사에서 굵직굵직한 사건을 처리한 미국은 명실상부 세계 제 1의 강대국이 됐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제어가 안된다. 그래서일까. 잘 나가던 미국이 어느 순간 브레이크가 걸렸다. 한낱 장사꾼인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미국의 위기가 최고조임을 말해줬다. 세계화를 부르짖던 미국이 제 발등 찍은 격이다. 결론적으로 세계화는 빈부격차를 벌려 놓았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회의 주축인 중산층이 몰락하고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일자리가 사라졌다. 고육지책으로 금리를 낮추고 정부가 주택마련을 장려했다. 서민들은 너도나도 집을 사면서 빚이 늘어났다. 당연히 집값은 천정부지. 거기에 고위험상품도 쏟아지고 덫에 걸린 서민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비극은 이렇게 탄생했다.

기시감이 든다.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 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과 오만 그리고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아무 것도 모르는 윤석열을 대통령 자리에 척 앉혀놨다. 민주당에 대한 화풀이였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없는 사람은 더 가난해지게 만든다. 돈이 돈을 버는 형국이다. 땅덩이는 작고 인구는 많은 한국의 딜레마다.

화천대유 대주주 감만배와 돈거래 한 한겨레 A 기자는 무주택자였는데 서울 강남권역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고 한다. 강남의 아파트라! 로또를 맞은 것이다. 당장 목돈이 필요했으니 고민이 됐을 터. 그런 그에게 김만배는 구세주였다. 자그마치 9억원. A 기자는 돈을 받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드디어 내 집이 생긴다, 그것도 강남에 있는 아파트, 눈 질끈 감고 받자, 아무도 모를 것이다, 세상 다 그런 것 아닌가…. 돈 만큼 유혹적인 것도 없다. 인간은 돈 앞에선 이성을 잃기 십상이다. 눈 앞의 돈 때문에 또 한 인간이 망했다.

한겨레가 창간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가을 한겨레는 '한겨레 신뢰보고서'를 만들어 공개했다. 154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보고서는 자사 기사를 매섭게 평가하고 반성과 성찰을 담으면서 한겨레에 대한 신뢰를 독자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동적이었다. 나는 보고서를 출력해 책상 서랍에 넣어뒀다. 한겨레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래서 슬프고 안타깝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어딨겠냐만 한겨레는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돈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 한겨레. 가능할까. <지방부장>
우난순 수정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돈 주면 수용자 챙겨주겠다”… 대전교도소 교감 징역 3년 구형
  2. [날씨] 이번 주말 흐리고 전국에 강한 비…다음주 소나기 가능성
  3. 3년 간 지연된 작은내수변공원 복합문화체육센터 공사비 문제로 또 늦어지나
  4. 충남도, 올해부터 시행되는 읍·면·동장 '주민 대피 명령권' 특별교육… "골든타임 확보 가장 중요"
  5. 글로벌 우주 강자들과 어깨 나란히…ISS2026 충청 우주기업들
  1. 화재 원인 다양·복잡해지는데…소방 화재사례 공유 체계 '미비'
  2. 오석진 "소통·청렴이 최우선"…인수위 첫 업무보고 돌입
  3. 충남대·공주대 통합 논의 막바지…토론회서 소통 필요성 부각
  4. [사설] 충청 ‘반도체 패키징 벨트’ 흔들림 없어야
  5. 대전광역시 선수단 '제5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 출전

헤드라인 뉴스


대전 RISE 첫 성적표 나왔다… 최대 17억5000만원 차등 지원

대전 RISE 첫 성적표 나왔다… 최대 17억5000만원 차등 지원

지역 대학 경쟁력과 지역혁신 역량을 가늠할 대전형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의 첫 성적표 윤곽이 드러났다. 최대 17억5000만원의 인센티브가 걸린 연차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별 지원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RISE 체계를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앵커)로 개편한 가운데 이번 평가는 2차년도 사업 추진 역량을 점검하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18일 대전시와 지역대학에 따르면 이번 평가는 지난해 사업에 선정된 지역대 13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평가 결과 S등급은 1곳, A등급은 3곳, B등급은 5..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許, 재검토 공언했는데…정부 긍정평가 0시축제 존속 기우나

대전 0시 축제 존속 여부를 둘러싼 지역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의 대표사업으로 6·3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허태정 당선인이 재검토를 공언했지만, 최근 이 축제를 둘러싸고 부쩍 달라진 기류 때문이다. 정부가 0시 축제의 관광·상권 활성화 등 0시 축제에 대해 일부 긍정평가를 내놓았고 무턱대고 폐지했다가 외교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안팎에선 0시 축제를 아예 폐지하는 것 보다는 축제 간판을 바꾸거나 축소·개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지역..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공사판된 대전 도심, 트램 개통 미뤄지나…與野 책임 공방 재점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28년 만의 착공으로 본궤도에 진입한 듯 했지만, 토지보상 지연과 시운전 기간 연장, 수소트램 기반시설 문제까지 줄줄이 드러나며 2030년 개통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이 민선 9기 인수위에서 공식화되며 여야는 또다시 네 탓 공방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취재에 따르면, 대전시는 최근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당초 목표였던 2028년 말 트램 개통이 사실상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여름철 풍수해 대비 장비 점검

  •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수족구 예방…‘꼼꼼하게 손 씻어요’

  • 접시꽃에 담긴 여름 접시꽃에 담긴 여름

  •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 임직원들이 함께 즐기는 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