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어울림과 나눔, 그리고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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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어울림과 나눔, 그리고 성장

김성중 대전보운초 교사

  • 승인 2023-02-23 10:47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김성중
김성중 대전보운초 교사
나는 어느덧 교직생활 8년을 마치고 새로운 학교로 발령을 앞두고 있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평생의 직업으로 하게되리라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에 새내기 교사 시절 많이 서툴고 낯설었으며 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같은학교에 근무하는 선·후배 동료교사를 통해 많은 고민을 상담했었다. 주된 고민은 어떻게 해야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학급경영, 수업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나에게 친한 선배들은 선뜻 조언을 해주었고 그 조언은 너무 단순하면서도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내일 어떻게 아이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지 고민을 해라.'

'그냥 직접 아이들에게 물어봐라.'

처음에는 선배들이 나에게 형식적인 답변을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한 두 문장의 짧은 조언은 내 교직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당시의 나는 선생님이라는 역할에 사로잡혀 선생님은 늘 성인군자처럼 평정심을 유지하며 아이들에게 깨달음을 주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몇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나서 비로소 아이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주어졌다.

새 학년이 시작되고 내가 했던 첫 번째 노력은 아이들과의 '어울림'이었다. 선생님과 학생의 구분 없이 1년간 같은 교실에서 지내는 구성원의 일부임을 강조했다. 아이들과 함께 정한 규칙에 따라 학급이 운영됐고, 필요에 의해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보완하는 식으로 학급의 규칙을 다듬어 나갔다. 물론 모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진 않았다. 하지만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 아래, 아이들은 선생님이 충분히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학급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두 번째 노력은 아이들에게 '나눔'을 주는 것이었다. 유독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고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부족한 나의 경험을 나누어주려고 노력했다. '선생(先生)'은 한자 뜻 그대로 먼저 태어난 사람이므로 좋은 일과 그렇지 못한 일을 먼저 경험해본 사람이라고 아이들에게 종종 이야기했다. 친구들과 다툼이 있어 소중한 친구를 잃은 아이에게, 다른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잘 되지 않는 아이에게 매정하지만 굳이 원만한 교우관계를 권하지 않았다. 선생님도 학생 때 말 한마디나 행동을 잘못하여 친구를 잃어본 경험도 있고, 친구와 크게 다툰 경험도 들려주며 다음에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면서 잘 사귀면 된다고 지도했다. 학교라는 공간은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기 전 다양한 경험을 하며 깨달음을 얻는 공간임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은 어울림과 나눔을 통한 성장이다. 처음에는 나를 만난 모든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때로는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반 모든 학생이 담임선생님을 1년 겪으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배가 나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초·중·고 12년 동안 아이가 마음에 드는 단 한 명의 선생님만 만나면 된다.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

그 후로는 부담없이 학생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어울리려 노력하며 좋고 나쁜 경험도 나누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은 다른 선생님들께서 채워주시리라 굳게 믿고 아이들과 즐거우면 즐거움을 느끼고, 슬프면 슬픈 감정을 느끼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원고를 마무리짓는 2월 14일 오늘은 학교 졸업식이다. 6년간 초등학교 시절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하는 아이들과 함께 나도 정든 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학교로 나아가려 한다. 아이들과 어울리고 나누며 성장했던 것처럼 새로운 학교에서 한걸음 성장하는 나를 기대해본다. /김성중 대전보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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