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이슈현장]2081년 사계절은 지켜질까…폭우·기온격차 기후변화 '진행중'

[WHY이슈현장]2081년 사계절은 지켜질까…폭우·기온격차 기후변화 '진행중'

대전충남서 100㎜ 폭우에 20도 기온차
우리동네 기후변화 시작돼 이상현상 연속
58~77년 후 폭염일 지금보다 최대 9배↑
IPCC "이미 1.1도 올라 앞으로 10년 중요"

  • 승인 2023-03-22 17:12
  • 신문게재 2023-03-23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수해2
2022년 여름 충남 부여에 폭우가 쏟아져 은산면 장벌리의 마을이 산에서 흘러내려온 토사와 나무, 돌 등으로 뒤덮여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할 시간이 너무 짧은 '기후위기' 시대다. 폭염과 폭우, 한파 등 이상기후가 빈번히 발생하는 지구를 목격하고도 무심한 반응뿐이다. 기후변화는 파키스탄과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아니고 대한민국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에서 기후변화는 시작됐고, 인류에 보내는 적신호가 시시각각 감지되고 있다. 기상관측을 통해 국내 기후변화를 분석하는 국내 기상청 역시 100년 이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최고 6.3도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3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2081년에도 지구는 인류에 선물해줄까. 제30회 세계기상의 날을 맞아 대전지방기상청을 통해 '우리동네 기후변화'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105㎜ 폭우 '넌 누구니'

2022년 6월 29일 충남 서산에 시간당 105㎜가 넘는 비가 쏟아졌고, 주택과 상가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하천도로와 다리가 끊어지고 물살에 밀려 차량이 뒤집혔다.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같은 해 8월 14일 오전 1시께 모두가 잠든 취약한 시간 때 충남 부여에 1시간에 최대 110.6㎜ 폭우가 할퀴었다. 은산면 일대는 은산천이 범람해 주택과 상가 수십 곳이 물에 잠기고 '냉장고가 종이배처럼 떠다니는' 믿기지 않는 현실을 주민들은 마주해야 했다. 서산과 부여에 폭우는 현재까지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강수량으로 기록돼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기상 변화는 지난 겨울, 20도를 넘는 기온변화로써 다시 목격됐다. 2023년 1월 13일 대전과 충남, 세종의 평균기온은 9.2도였는데 한겨울 외투를 도저히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더웠다. 그리고 열이틀째 밤이 지나 1월 15일 일 평균기온은 영하 10.9도까지 떨어졌다. 같은 1월에 기온의 변화가 20.1도까지 벌어졌고, '변덕 심한 겨울날씨'라고 발표됐으나, 실은 기후변화에 따른 대표적 이상 현상으로 풀이된다. 대전 역시 지난해 4월 초봄에 낮 최고기온이 21.9도까지 오르고, 급기야 6월 21일에는 35.7도까지 올라 사상 첫 6월 열대야에 폭염을 경험했으나, 이를 지금까지 기억하는 이는 드물다. 이보다 이른 2021년에는 기온관측 극값을 연신 갈아치울 정도로 변동이 심했다. 2021년 1월 9일 이상저온 현상이 발생해 서산에서 영하 19.1도를 기록해 기상 관측이래 최고 추운 날씨였고, 같은 해 10월 3일 이번에는 이상고온현상으로 대전 31.2도, 금산 31.1도로 각각 최고 1위 기온을 기록했다.

국내 평균기온 변화율 및 천안 연평균 기온 그래프
국내 평균기온 변화율 및 천안지역 연평균 기온 그래프 (그래픽=국립기상과학원)
▲'초여름-여름-늦여름-깜짝 겨울'

국립기상과학원이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에서 예상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예측한 '2023 남한 상세기후변화 전망보고서'는 지금도 폭염으로 견디기 어려운 여름을 21세기 후반기에는 1년에 절반인 6개월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탄소 또는 저탄소 시나리오를 종합해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2000~2019년) 대비 2.3~6.3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따라 58년에서 77년 후에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국민은 현재(2000~2019년)보다 폭염일은 15.4일~70.7일 최대 9배 증가한 날씨를 경험하게 되고, 온난일은 33.8일~94.3일 늘어난 여름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찬가지로, 21세기 후반기의 우리나라 평균 강수량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 대비 +4~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강수일수는 시나리오에 따라 오히려 10일~14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보다 짧은 기간에 지금보다 더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폭우를 마주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자연 계절에도 변화를 가져와 현재 사계절 중 겨울이 107일로 가장 길게 지속되나, 21세기 후반기에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겨울은 68일 짧아져 39일간 유지되고, 여름은 73일 증가해 170일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국내 전 해상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7.3도로 최근 10년(17도)보다 0.3도 높았으며, 최근 10년간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역별로는 모든 해역에서 최근 10년보다 수온이 상승하였고 특히 남해에서 0.7도로 가장 많이 상승했다.

이산화탄소 농도(안면도)
충남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그래프. (그래픽=국립기상과학원)
▲지구 온난화 임계점까지 10년 남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IPCC)는 현지시간 3월 19일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총회에서 제6차 평가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2014년 5차 보고서를 낸 이후 9년 만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유희동 기상청장과 이회성 IPCC 의장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2014년 승인된 제5차 평가보고서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체결에 과학적 근거로 활용돼,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번 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구의 지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이미 1.1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뒤인 2030~2035년엔 1.5도에 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예상했다. 1.5도는 국제사회가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협의한 목표치이자, 기후변화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기온이다. 추가적인 정책적 노력이 없다면 2100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시기보다 3.2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기온이 오를수록 폭염과 가뭄, 홍수 등 이상기후는 지금보다 훨씬 잦아지고 식량 안보 등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IPCC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0년이라고 못박았다. IPCC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가 이행되고, 기후 탄력적 개발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하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상청 사진2
대전 식장산에서 바라본 7월 폭우 직후 모습. (사진=기상청·정소현 제공)
▲구내식당 잔반부터, 혹독한 실천

대전지방기상청은 직원들의 업무 환경을 탄소중립에 가깝도록 실천하는 도전을 2년째 이어가고 있다. 갑천을 마주한 유성구 구성동 성두산 날망에 위치한 청사는 구내식당이 있음에도 잔반을 담은 음식물쓰레기 차량이 오가는 일이 없다. 70여 명이 근무하는 청사에 구내식당은 출장 가는 직원까지 감안해 그날의 식사량을 준비해 잔반을 최소화하고, 배식하지 않은 음식은 직원들이 용기에 담에 집으로 가져간다. 그래도 남은 잔반 음식쓰레기는 미생물을 활용해 흙과 거름으로 재탄생시킨다. 매주 목요일마다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커피 트럭이 청사를 방문하는데 이때도 종이컵으로는 커피를 마실 수 없고, 개인 다회용컵을 가져온 경우에만 커피를 음미할 수 있다. 분리배출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색깔 있는 플라스틱을 별도로 배출하고 용기 내부를 깨끗이 해서 분리배출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도전할 탄소제로 과제로는 3층 규모의 청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앞에 분리선을 설치하고 장애인과 청소,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경우에 한정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구내식당 메뉴에 육류가 없는 저탄소 채소 식단을 정례적으로 제공하고, 화장실에 손에 물을 닦는 종이타월을 치우고 각자 손수건을 사용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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