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채용에 지역 전문 부문 신설했지만...대전세종충남본부엔 '0명'

  • 경제/과학
  • 금융/증권

한국은행 채용에 지역 전문 부문 신설했지만...대전세종충남본부엔 '0명'

당초 7명 채용 목표였으나, 실제 2명만 합격
지역 대학 출신 11.4% 불과…60%가 SKY 출신
"지역 인재에 맞는 채용 방안까지 고려해야"

  • 승인 2023-09-26 17:01
  • 신문게재 2023-09-27 10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GettyImages-jv1301551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을 대상으로 통화정책을 펴는 한국은행이 지역 인재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 학생들에게 맞는 채용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26일 한국은행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지역본부에서 근무하는 지역 전문 직원은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역본부에 장기 근무할 인력을 구하기 위해 지난해 종합기획직원 채용부터 지역 전문 부문을 신설해 7명을 채용하려 했으나, 실제 채용한 인원은 2명에 불과했다.

2023년 종합 기획직원 채용에서 중부권 지원자는 37명이었다. 이중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30명이었고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는 없었다. 전국의 지역 전문 부문 지원자는 131명으로, 경쟁률은 19대 1이었다. 경상권과 전라·제주권에서 각각 1명씩 최종 합격했다.



2024년 한국은행 채용 공고를 보면, 지역 전문 부문 지원자는 최종 학교 소재 권역과 상관없이 중부권과 경상권, 경상·제주권 중 1곳을 선택해 지원해야 한다. 지역 전문 부문 채용 예정자는 지원권역 내 지역본부에서 담당 직무를 수행한다.

충청권은 대전세종충남본부, 충북본부, 강원본부, 강릉본부가 있는 중부권에 해당한다. 응시 과목은 경제학과 경영학으로, 지역 전문 부문으로 채용된 인재는 지역 경제 전반을 살피는 등 기존 직원들과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2024년도 전년과 같이 전국의 지역 전문 부문에서 7명을 선발한다.

한국은행은 지역인재 채용에서도 소극적이었다. 한국은행은 2011년부터 지역 인재 채용목표제를 도입 이후 2023년까지 총 134명의 지역인재를 뽑으려고 했지만, 실제 선발은 93명에 그쳤다. 올해 9월 기준 한국은행 종합기획직원 중 지방 대학 출신은 189명(11.4%)에 불과했다. 한국은행 직원 10명 중 6명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었으며,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은 1436명(86.6%)에 달했다.

한병도 국회의원은 "지역 출신 우수 인재 선발과 균형 인사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연례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한국은행은 내부 규정 개선 등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사정에 맞는 이자율을 결정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업무를 하는 한국은행에 지역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사 시험을 위한 스터디 모임과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 선후배 간의 교류 등 해마다 누적된 채용 정보도 수도권 중심으로 공유되는 상황"이라며 "입사에 있어서 지역 학생들의 불리한 상황을 고려해 지역 정보를 시험 문제로 출제하는 등 한국은행은 지역인재에게 맞는 채용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인사팀 관계자는 "지역 전문 부문 채용이 당초 목표보다 미진한 이유에 대해 알려 주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계홍 작가 '해인사를 폭격하라', 탄리문학상 대상 영예
  2.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3.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4.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5.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정관장, 대전 대덕구청서 사랑의 김장 나눔 전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대전시 배터리 커넥트 2025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 발언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공론화 등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충청권의 광역 협력 구조를 '5극 3특 체제' 구상과 연계하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충청을 잡으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의 미래 어젠다 발굴과 대시민 여론전 등 내년 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역대 선거마다 승자를 결정지었던 '금강벨트'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게 내년 6월 3일 치르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안정..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삭감했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26년 드디어 정상화된다.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연구 현장은 회복된 예산이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 총 R&D 예산은 2025년 29조 6000억 원보다 19.9%, 5조 9000억 원 늘어난 35조 5000억 원이다. 정부 총지출 대비 4.9%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파동으로 2024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