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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굿둑으로 가로 막힌 금강 하류에 엄청난 양의 토사가 쌓여 있다 |
금강하굿둑으로 가로 막힌 강물 흐름을 뚫기 위한 공론의 장이 서천에서 펼쳐진다.
서천군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6월 12일 문예의 전당에서 금강은 흘러야 한다-닫힌 금강하구의 지속가능한 정책제안 토론회를 연다.
이번 토론회는 금강하구 생태계 회복과 침체된 지역경제 재도약을 위한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강은 동쪽 산악지대에서 시작돼 서해의 드넓은 갯벌로 흘러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강으로 기수역이 지닌 생물다양성과 풍부한 수산자원을 품고 있는 생명의 공간이다.
1991년 준공된 금강하굿둑은 당시 수자원 확보와 치수를 위한 수리.공업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강과 바다의 연결이 차단되고 생태계 단절이라는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고 있다.
서천군은 하굿둑 준공 이후 30년간 물길 단절로 인해 생태·경제적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하굿둑 외측에 축적된 토사로 장항항 항로 폭이 좁아지면서 1만t급 이상의 선박 입출항이 어려워져 항만 기능은 급격히 저하됐다.
이와 함께 수산자원의 급감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천지속협에 따르면 대표 어종인 뱀장어, 참게, 우어 등 회유성 어류는 사실상 멸종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서천 해역의 맨손어업, 내수면 어업, 김양식업 등 전반에 걸친 피해 규모가 총 612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기웅 서천군수는 "그동안 금강하구 해수유통을 통한 생태계 복원과 지역 상생을 위해 해수유통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전북 군산시와 꾸준히 소통해 왔다"며 "이번 토론회에 군산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질 개선과 해수유통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서천의 생존이 달린 중대한 과제다"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십 년간 생태계 파괴와 어업 붕괴, 항로 기능저하 등으로 큰 피해를 겪어 온 주민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서천군은 이미 정파를 넘어 금강하구 해수유통 문제를 국정과제로 반영해 줄 것을 각 정당에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응과 초당적 협력, 실질적인 행.재정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해수유통과 생태복원을 위한 정책들이 국정과제에 포함돼 실행력 있는 제도와 사업으로 연결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충남연구원 윤종주 박사의 '금강하구 생태복원과 지속가능한 지역상생 발전방향',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진순 박사의 '해수 순환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획득방안' 등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이어 허재영 국가하구생태복원전국회의 상임고문, 유재영 서천부군수, 남대진 군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종주 전북수산산업연합회장, 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금강하구 생태 회복과 해수유통에 따른 사회적 합의 방안을 찾는다.
서천지속협은 향후 금강공동조사위원회 구성과 연안.하구 복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충남과 전북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전국 연안 생태계 보전 선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서천지속협 홍성민 사무국장은 "이번 토론회는 민간 거버넌스가 주도하는 만큼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의미있는 자리"라며 "생태복원과 지역상생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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