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청년이 꿈꾸는 사회혁신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청년이 꿈꾸는 사회혁신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 승인 2025-06-22 11:27
  • 신문게재 2025-06-23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인구소멸, 기후 위기, 고령화, 지역 소멸, 청년 실업, 공동체 해체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마치 실타래처럼 얽혀 작지만 깊은 불편함으로 다가오곤 한다. 좁은 골목길의 이야기, 사라져 가는 정겨운 가게들, 세대 간의 단절까지,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들이다.

과거에는 정부나 전문가가 나서서 모든 걸 해결해주기를 바라곤 했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풀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바로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대전사회혁신센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가 바로 '사회혁신'이다. 사회혁신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던 문제들을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는 시도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실험하며 꾸준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협력의 과정이다.

사회혁신의 첫걸음은 무엇보다도 시민 한 분 한 분이 참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행정기관이나 지역 기업,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주민들, 골목길 가게 주인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주변과 연결되어 작은 시도들을 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이다.



대전사회혁신센터는 충남대, 한남대 및 지역 기업들과 함께 '지·산·학 협약'을 맺어 청년들이 주도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돕기 위한 실천적인 기반을 마련했고 앞으로 지역의 타 대학교와도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 인재들이 현장에서 직접 지역 문제를 탐색하도록 돕고, 대학의 연구 자원과 기업의 인프라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며, 시민과 전문가가 손을 맞잡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갈 유기적인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다. 대학교와의 협약이 바로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지·산·학 협력은 시민들의 활동이 더욱 폭넓고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고, 필요한 자원들을 연결해주며, 때로는 작은 실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구조일 뿐이다. 진정한 변화는 더 많은 동네 주민들, 골목길 상인들, 그리고 지역의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주체적 참여가 지역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심어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고 삶에 반영되는 경험은 지역에 대한 깊은 애착을 느끼게 하고, 우리가 이 도시에 머물고 싶은 이유와 이야기를 만들어 준다. 사회혁신은 단순히 문제 해결 도구가 아니라, 지역과의 감정적인 연결을 맺어주고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회혁신은 이 사회에서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우리의 도시와 공동체가 지속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사회는 '위에서 내려오는 정책'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믿고, 연결되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려는 따뜻한 의지에서 출발한다. 행정은 그 움직임을 지원하고, 기업과 대학은 소중한 자원과 지식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멋진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대단한 혁신가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동료가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이야기나 복잡한 시스템이 아니라, 옆 사람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따뜻한 관심, 내 주변의 문제를 함께 바라볼 용기, 그리고 작지만 진심을 담은 실천이다. 사회혁신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그리고 더 이상 '누군가 해야 할 일'도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동네, 이 골목, 이 도시에서 시작하면 된다. /이상호 대전사회혁신센터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4658만$ 수출계약 맺고 거점 확장"… 김태흠 지사, 중국·베트남 출장 마무리
  2. 전공의 돌아온 대학병원 '활기' 속에 저연차 위주·필수과목 낮은 복귀율 '숙제'
  3. 예산 서부내륙고속도로서 승용차가 중앙분리대 들이받아… 1명 숨져
  4. 합참의장에 진영승 공군 전략사령관 내정, 군내 4성 장군 전원 교체
  5. 충청권 의대 중도이탈자 증가…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수도권행 심화
  1. 폭염 속 건설현장 근로자 마음응원 캠페인…마음구호 키트 나눔도
  2. [2026 수시특집-배재대] 1863명(정원 내) 선발… "수능최저 없애고 전과·융합전공 자유롭게"
  3. "탈시설을 말하다"… 충북장애인인권영화제 4일 개최
  4. [2026 수시특집-나섬이가 소개하는배재대] 장학금 받고 유학 가고… 공부는 ‘카공족’ 공간에서
  5. 건양대병원, 차세대 보행 재활 로봇 활용해 스스로 걷기에 도움

헤드라인 뉴스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어린이재활병원 국비확보 또 ‘쓴잔’

대전시가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인 4조 7309억 원을 확보했지만, 일부 현안 사업에 대해선 국비를 따내지 못해 사업 정상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비와 웹툰 IP 클러스터, 신교통수단 등 지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성장 동력 확충과 직결된 것으로 국회 심사과정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총력전이 시급하다. 1일 대전시에 따르면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제외된 대전시 사업은 총 9개다. 앞서 시는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운영지원 사업비(29억 6000만 원)와 웹툰 IP 첨단클러스터 구축사업 15억 원..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도지사 "환경부 장관, 자격 있는지 의문"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천댐 건설 재검토 지시를 내린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향해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지천댐 건설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김돈곤 청양군수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선출직 공무원"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지사는 1일 도청에서 열린 2026 주요정책 추진계획 보고회에서 김 장관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화력발전 폐지 지역에 대한 특별법을 추진할 때 그의 반대로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라며 "화력발전을 폐지하고 대체 발전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반대하는 사람이 지금 환경부 장관에 앉아 있다. 자격이..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시 '국가상징구역+중앙녹지공간' 2026년 찾아올 변화는

세종특별자치시가 2030년 완성기까지 '국가상징구역'과 '중앙녹지공간'을 중심으로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1일 세종시 및 행복청의 2026년 국비 반영안을 보면, 국가상징구역은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 원, 대통령 세종 집무실 240억 원으로 본격 조성 단계에 진입한다. 행정수도 추진이란 대통령 공약에 따라 완전 이전을 고려한 확장 반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년 국비가 집행되면, 국회는 2153억 원, 대통령실은 298억 원까지 집행 규모를 키우게 된다. 국가상징구역은 2029년 대통령실,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갑작스런 장대비에 시민들 분주

  •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추석 열차표 예매 2주 연기

  • 마지막 물놀이 마지막 물놀이

  •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 ‘깨끗한 거리를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