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노동계는 환영, 경영계는 우려 '온도차'

  • 경제/과학
  • 지역경제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노동계는 환영, 경영계는 우려 '온도차'

노동계 "원청교섭 실현의 원년" 본격 움직임 예고
경영계 "교섭매뉴얼 준수, 무리한 교섭 요구 안돼"
고용노동부는 이달중 설명회 등 현장 안착 지원

  • 승인 2026-03-10 16:43
  • 신문게재 2026-03-11 5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실질적인 사용자와의 교섭권 확보를 환영하며 적극적인 투쟁을 예고했으나,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노사 분쟁 심화와 불법 행위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정부는 법안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하고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clip20260310162053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양경수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첫날인 10일 노동계와 경영계의 반응이 엇갈렸다. 노동계는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반면, 경영계는 정부가 마련한 교섭 절차 매뉴얼을 노조가 준수해야 한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은 지난해 9월 개정 이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됐다.

노동계는 이번 법 시행을 오랜 투쟁의 성과로 평가하며 향후 원청과의 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개정 노조법이 마침내 시행됐다"면서 "비정규직과 하청,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과 마주 앉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환영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그동안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원청이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음에도 교섭 책임을 회피해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가 850만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사회보험 가입률과 임금 수준 역시 정규직보다 크게 낮다며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2026년을 '원청 교섭 실현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금속·공공운수·서비스·건설 등 주요 산업에서 원청 교섭 요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어 5월 세계노동절대회 등을 통해 향후 투쟁 계획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두고 노사 간 분쟁이 지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전충남경영자총협회는 "경총은 법 개정 이후 주요 업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경영계 노조법 개정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에 대안을 제시했다"며 "고용노동부가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을 마련했지만, 일부 노동계는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교섭 의제에 대해서도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하청 노조가 법 시행 전부터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사업장 점거 농성에 나서는 등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경총 관계자는 "노동계의 무리한 교섭 요구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며 "교섭절차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행정력을 집중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사 간 갈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관련 유권해석 자문기구인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를 운영해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과 주요 쟁점에 대한 해석 방향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한 시행 초기 산업현장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중 설명회를 열고 상반기 동안 정기 세미나를 운영한다..

지방노동청을 중심으로는 전담반을 구성해 원·하청 교섭 절차를 안내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쟁에도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산업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섭 절차 안내와 현장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르포] 트램 공사에 시민 불편 가중…경적·호루라기 뒤엉키고 민원 잇따라
  2. 대전시 문화예술 기관장 인사 '설왕설래'
  3. [편집국에서] 이러다간 둔산광역시 되겄슈
  4. 대전시 李정부 첨단산업 정책 잇단 배제 위기감 고조
  5. [논산다문화] 논산시, 탑정호의 밤, 빛과 음악으로 물들다
  1. "횡단보도 하나 두고 탄방"… 둔산 14구역 '둔산동 편입' 움직임
  2.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3. 대전시의회, 민인홍 인사청문회… '직무능력·전문성' 검증
  4. 대전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국비 또 험로…환아 느는데 정부 지원 '반토막'
  5.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기업이 대학 안으로… 충남대가 다시 짜는 첨단산업 교육

헤드라인 뉴스


조상호 세종시장 "부처·기관 이전 시 종사자 특공 부활해야"

조상호 세종시장 "부처·기관 이전 시 종사자 특공 부활해야"

조상호 세종시장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 등 부처·기관 이전과 대비해 이전 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의 부활을 예고했다. 세종시에선 과거 중앙행정기관이 대거 이전할 당시 아파트 분양 물량의 최대 70%까지 공무원과 기관 종사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제도를 운영했지만, 특혜 논란 끝에 2021년 폐지된 바 있다. 시는 제도 보완을 전제로 대규모 부처·기관 이전이 이뤄질 경우 특별공급 부활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정부와 관계기관에 의견을 제안해 협의를 본격화하도록 대응하고 있다. 조상호 시장은 7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7월 휴가 시즌에도 지갑 닫은 충청지역민...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세 여전

어려운 경기 상황과 내수 부진으로 충청 지역민들의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있다. 가계 사정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먹거리인데, 휴가시즌이 시작된 7월에도 대형마트 소비액 마이너스 기조가 계속되면서 불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7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전·세종·충남지역 실물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지역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매장면적 3000㎡ 이상)는 일제히 마이너스로 마감됐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의 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7.2% 하락했다. 6월 -14.6%를 기록하며 마..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본격 추진... 남북축 연결 기대

대전 유등천변을 따라 남북축을 연결하는 간선도로망인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민선9기 출범 후 재정여건을 고려해 보류됐었지만,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속도를 내게 됐다. 대전시는 7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허태정 시장과 박용갑 국회의원, 시구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 기본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사업'은 중구 사정동 사정교에서 대덕구 오정동 한밭대교까지 연장 7.61km 구간에 왕복 4차로, 폭 20m 규모의 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가을 문턱…탐스럽게 익어가는 도깨비 박

  •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호르무즈 해협 한국군 파병 반대’

  •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대전 갑천생태호수공원에 대형 꿈돌이·꿈순이 등장

  •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